이탈리아에는 유럽내 반도체 패키징 공장 건설키로…이르면 2025년 첫 가동

인텔 전경./사진=인텔
인텔 전경./사진=인텔

인텔이 자회사 모빌아이를 미국 나스닥 증시에 상장키로 하고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자율주행 플랫폼 기술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모빌아이가 상장할 경우, 올 최대 IPO 가운데 하나가 되는 한편 가뜩이나 위축된 증시에 활기를 넣을 것으로 시장에서는 기대하고 있다. 인텔은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반도체 설비 투자에 활용할 예정인데, 이탈리아 신규 공장 건설 등 추가적인 투자 소식도 벌써 전해지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각) CNBC‧로이터통신‧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인텔은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모빌아이 IPO 서류를 제출했다.

지난 1999년 설립된 모빌아이는 자율주행 플랫폼 회사다. 차량용 반도체와 솔루션 등을 50여개 업체, 800여종의 차량에 제공 중이다.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분야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는 업체다. 아우디‧BMW‧폭스바겐‧GM‧포드 등과도 제휴해 자율주행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인텔은 이 회사를 지난 2017년 153억달러(약 22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최근 들어 모빌아이는 실적도 점점 개선되고 있다. 매출액은 지난 2019년 8억7900만달러에서 지난해 13억8600만달러로 늘었고, 같은 기간 손실도 3억2천800만달러에서 7천5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로이터에 따르면 모빌아이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억5400만달러(약 1조2281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1% 급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인텔이 모빌아이가 기업 가치를 300억달러(약 43조1400억원) 가량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텔은 이번 IPO 서류에서 공모주와 공모가는 밝히지 않았다.

모빌아이의 상장이 연내 이뤄지면 올 뉴욕증시에 상장한 기업 중 가장 큰 규모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올 들어 지금까지 뉴욕 증권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기업 가운데 10억달러 이상을 조달한 회사는 두 곳에 불과하다.

최근 미국 증시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장 계획을 연기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빌아이가 성공적으로 증시에 안착할 경우 관망하던 다른 기업들도 과감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인텔은 당초 3월 경에 모빌아이 IPO 신청서를 제출한 뒤 올해 중반 상장시킬 계획이었다. 당시 인텔은 모빌아이를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500억 달러를 웃돌 것으로 추산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일정을 연기하게 됐다. 또 기업가치 역시 300억 달러 수준으로 낮춰 잡았다.

한편 IPO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치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인텔이 유럽내 신규 설비 투자 후보지로 이탈리아를 낙점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로이터에 따르면 인텔은 이탈리아 북동부 베네토주 비가시오에 신규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현지 정부와 합의했다. 약 45억 유로(6조2000억여원)를 투자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조립 공장을 건설한다는 게 골자다. 공장 가동 시점은 오는 2025~2027년 사이가 될 전망이다.

이번 투자는 인텔이 지난 3월 발표한 유럽 반도체 프로젝트 일환이다. 당시 인텔은 10년 동안 800억유로(약 110조원)를 유럽에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뒤 이어 곧바로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170억 유로를 들여 반도체 공장 2개를 건설하겠다고 발표했다.

인텔의 이탈리아내 신규 공장 부지로 거론된 비가시오는 도로와 철도 등 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진 베로나 인근이다. 비가시오는 인텔이 독일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한 마그데부르크와도 물류가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인텔의 투자로 이탈리아에 직접적으로는 15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관련 부품업체 등으로 3500개의 추가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인텔은 해외에서 아일랜드‧이스라엘 등에 생산라인을 두고 있었으나 후공정 설비는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에만 있었다. 독일 전공정 팹이 들어서면 후공정 패키징 거점이 필요해지는 만큼 이탈리아를 낙점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는 이탈리아 정부가 인텔 투자 금액 40%를 지원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는 “이달 초 최종 합의안이 마련됐지만 사안의 민감성을 고려해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나온 뒤 발표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에 대해 인텔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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