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외신서 퀄컴 '3D 소닉 맥스' 도입 예측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기술 적용 가능성 낮아

삼성전자가 내년 초 선보일 ‘갤럭시S23’ 시리즈의 지문인식 기술을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앞서 중국 브랜드인 비보와 이 회사 서브브랜드 iQOO가 손가락 두 개를 동시에 인식할 수 있도록 인식 범위를 넓히면서 삼성전자도 동일한 기술을 적용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 바 있다.

손가락 두 개를 인식해 사용자를 인증하면 보안성이 강화된다. /자료=퀄컴
손가락 두 개를 인식해 사용자를 인증하면 보안성이 강화된다. /자료=퀄컴

갤럭시S23도 손가락 한 개만 인식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에 정통한 관계자는 14일 KIPOST에 “삼성전자가 지난 ‘갤럭시S21’부터 검토해 온 ‘투 핑거’ 지문인식 기술을 내년 초 플래그십 모델에도 적용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현재 준비 상황만 보면 내년 상반기 모델까지는 적용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투 핑거 지문인식은 이름 그대로 손가락 두 개를 이용해 사용자를 인증하는 기술이다. 지금처럼 손가락 지문 한 개로 인식하는 것과 비교하면 보안성을 높일 수 있다. 지문인식은 손가락 끝 지문의 높낮이를 등고선처럼 읽어내 원본과 대조하는데, 손가락 두 개의 지문이라면 변수가 두 배로 많아지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4자리 비밀번호를 8자리로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또 화면 내에서 비교적 넓은 범위를 터치해 잠금해제 등의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사용이 편리하다. 현재는 손가락 하나를 겨우 커버할 정도의 좁은 범위를 터치해야 지문을 인식시킬 수 있다. 사용자 인증을 위해 적외선으로 얼굴 윤곽을 재빠르게 스캔하는 애플 ‘페이스아이디’와 비교하면 불편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비보 X80 프로. 투 핑거 지문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비보
비보 X80 프로. 투 핑거 지문인식 기술이 적용됐다. /사진=비보

 삼성전자가 내년에 투 핑거 지문인식을 도입할 것이란 예상은 지난달 외신에서 나왔다. 중국 브랜드인 비보 ‘X80 프로’와 iQOO ‘9 프로’에 관련 기술을 적용하면서다. 스마트폰 생산량 1위이자 안드로이드 진영 기술 트렌드를 리드하는 삼성전자 입장에서, 하위 브랜드가 도입한 기술을 두고 보지는 못할거란 논리다. 그러나 이 같은 추정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중국의 두 브랜드는 퀄컴의 ‘3D 소닉 맥스’ 초음파칩을 해당 제품에 탑재해 투 핑거 지문인식 기술을 구현했다. 퀄컴에 따르면 3D 소닉 맥스는 기존 버전 대비 지문인식 영역이 17배 넓다. 삼성전자 역시 퀄컴으로부터 초음파칩을 구매해 갤럭시S 시리즈에 탑재하지만 3D 소닉 맥스가 아닌 이전 버전이다. 내년 역시 마찬가지다.

한 지문인식 기술 관련 전문가는 “삼성전자는 한 개의 지문으로만 사용자를 인증해도 보안에 문제는 없고, 지문인식 기술이 구매 결정에 핵심적인 요소는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3D 소닉 맥스를 도입함으로써 높아지는 생산단가도 삼성전자가 투 핑거 지문인식 적용을 망설이는 이유다. 지문인식 범위가 커지면 초음파칩 단가와 모듈 생산단가, 이를 OLED에 접합하는데 따르는 비용까지 모두 상승이 불가피하다. 

퀄컴 '3D 소닉 맥스'. /사진=퀄컴
퀄컴 '3D 소닉 맥스'. /사진=퀄컴

삼성전자가 지난 2019년 갤럭시S 및 노트 시리즈에 탑재했던 초음파 지문인식 단가(모듈 기준)가 15달러 수준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단가 인상을 최대한 억제해 20달러선으로 맞춘다고 해도 ‘S펜’ 단가(약 25달러 추정,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필적하게 된다. 갤럭시S 시리즈의 단일 모델 판매량이 2000만대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 정도의 단가 인상 요인은 수익성에 결정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노태문 사장이 MX사업부장을 맡은 이후 수익성 확보 전략에 더 몰입하고 있다. 덕분에 2020년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더불어 회사 사업부 영업이익은 선방했지만, 애플과의 플래그십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시종일관 열세로 몰렸다는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