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형태
서버향 추가 메모리 수요 이끌어

“서버 업계에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따라서 서버와 관련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 펀더멘털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 -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

지난달 말 열린 삼성전자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한진만 부사장은 서버 향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뒷받침하는 트렌드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들었다. 기업이 전면적인 퍼블릭 클라우드 전환에 앞서 과도기 형태로 도입할 것으로 봤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추가적인 메모리 수요를 창출할 거란 설명이다.

/자료=알리바바클라우드
/자료=알리바바클라우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과도기 아닌 메인 트렌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한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AWS⋅MS 등이 제공하는 퍼블릭 클라우드를 동시에 운용하는 형태를 뜻한다. 2010년 이후 클라우드 산업 초창기만 해도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프라이빗에서 퍼블릭으로 넘어가기 위한 과도기적 형태로 받아들였다. 

기업의 모든 기능을 한 번에 퍼블릭 클라우드로 옮겨갈 수 없으니 양쪽 모두를 운용하다 점차 퍼블릭 비중을 높여갈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은 여러가지 이유에서 하이브리드 형태를 클라우드 전환의 최종 목적지로 상정하고 있다. 종국적으로 IT 자원 전체를 퍼블릭으로 옮겨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클라우드 가시성(Observability) 솔루션 공급사인 기가몬 박희범 한국지사장은 “다량의 고객 정보를 다루는 회사들은 보안 우려 탓에 모든 정보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는 없다”며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형태로 서버를 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처럼 고도의 기술 정보를 다루는 회사들도 퍼블릭 클라우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게임 회사들은 특정 시간대에 이용자가 크게 몰리는데, 이러한 트래픽을 퍼블릭 클라우드로는 감당할 수는 없다. 이처럼 기업들이 퍼블릭 클라우드 환경을 여전히 유지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내부. /사진=마이크로소프트

IT 비용관리 솔루션 제공업체 플렉세라(Flexera)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1000명 이상 대기업 고객 중 87%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을 따르고 있다. 심지어 기업의 특정 영역에서는 아예 클라우드를 도입하지 않고 온 프레미스(On premise)로 운용하는 전략도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클라우드 투자가 크게 늘었던 지난 2020년 9월 쉐어드IT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257명의 응답자 중 61.9%는 여전히 온 프레미스 환경을 사용 중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이유로 플랫폼⋅애플리케이션의 종속성(67명), 합리적인 비용(66명), 데이터 보안(58명) 등을 들었다. 의외로 온 프레미스 환경에서 쓰는 앱들이 클라우드에서는 지원되지 않아 어쩔 수 없이 온 프레미스를 유지해야 하는 비중도 큰 것이다.

따라서 이 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는 앞으로 IT 리소스 투자에서 가장 이상적인 솔루션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제공업체들은 이 같은 업계 요구를 반영해 하이브리드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도 제공한다. AWS의 ‘아웃포스트’, MS의 ‘애저스택’ 등이 대표적이다. 아웃포스트⋅애저스택은 온 프레미스에서도 클라우드 자원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이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는 긍정적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회사들이 이 같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트렌드를 긍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프라이빗⋅퍼블릭 양측에서 동시에 투자가 일어나서다. 물론 서버투자를 이끄는 가장 큰 원동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량이지만, 이를 처리하는 시장이 다양화 되는 것 또한 긍정적이다. 

/자료=IDC
/자료=IDC

특히 중앙집중식으로 투자하는 퍼블릭 클라우드에 비해 파편화된 프라이빗 클라우드들은 투자 효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한 반도체 업계 전문가는 “퍼블릭 클라우드는 동일한 서버 공간을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나눠 쓴다는 점에서 굉장히 효율적”이라며 “바꿔 말하면 반도체 수요에서는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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