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조원 규모 추산...단일 수주 계약중 최대

▲전장용 카메라 모듈.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삼성전기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 5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카메라 모듈 공급 계약을 따냈다. 삼성전기가 수주한 단일 계약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이며, 삼성전기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3조2240억원)보다도 많다.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해 7월에도 테슬라에 카메라 모듈을 대량 공급한 바 있다. 

최근 IT매체 샘모바일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테슬라 세미와 사이버트럭의 카메라 모듈을 전량 수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테슬라의 차세대 카메라 모듈 4.0이 장착되는 모델S(세단), 모델3(세단), 모델X(SUV), 모델Y(SUV)를 비롯해 출시 예정인 세미(전기트럭)와 사이버트럭(픽업트럭) 등에 들어가는 카메라 모듈이다. 차종마다 다르지만 테슬라 전기차에는 한 대당 최소 8개의 카메라모듈이 탑재된다.

샘모바일은 “이번 대규모 계약을 위해 대만 업체들도 함께 경쟁을 벌였지만 물량이 삼성전기에 모두 넘어갔다”며 “삼성전기가 향후 상하이‧베를린에 있는 테슬라 공장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공급 계약을 시작으로 삼성전기의 테슬라 부품 공급은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샘모바일은 “삼성전기가 고부가 제품인 전기차용 카메라 모듈 공급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겨 가면서 수익성을 높이게 됐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기가 이번에 테슬라에 공급하는 카메라 모듈은 4.0 버전이다. 기존 3.0 버전보다 화질이 5배 높은 500만 화소를 구현한다. 삼성전기는 다음 달부터 4.0 버전의 카메라 모듈을 양산할 계획이다.

전기차용 카메라모듈은 최근 전장 부품시장에서 새로운 핵심 먹거리로 떠올랐다.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카메라모듈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기차 1대에 들어가는 평균 카메라 모듈 수는 지난 2020년까지 2~3개 수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7~8개로 늘었다.

업계는 올해부터 전기차 1대당 평균 12개의 카메라 모듈이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차량용 카메라모듈 출하량도 2억3000개로 지난해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세는 이어져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0%씩 늘어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기는 지난 2010년 차량용 카메라모듈 시장에 진출해 사실 이 분야에선 후발주자였다. 그동안 테슬라 전기차에 장착되는 카메라모듈 공급 비중은 삼성전기가 30%, LG이노텍이 70% 수준이었다. 이번 수주로 삼성전기가 80%, LG이노텍은 20% 선으로 역전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기는 지난 2020년께부터 차량용 카메라모듈을 신사업으로 키우는 데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부터 한층 개선된 기술력을 인정받아 이번 수주에서 우위를 점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만 해도 삼성전기의 테슬라 카메라모듈 수주 규모는 4900억원에 불과했다.

장덕현 사장은 취임 이후 카메라모듈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 중 하나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지난 미디어행사에서는 “카메라 모듈은 스마트폰은 물론 자율주행, 메타버스 등 분야에서 전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함께하고 있다”며 “삼성전기는 카메라 설계부터 제조, 렌즈, 액추에이터까지 모든 기술을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편 샘모바일은 삼성전기의 이번 카메라모듈 수주와 함께 삼성전자가 화성사업장 7나노 공정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HW4.0 자율주행칩을 생산키로 했다고도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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