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M9까지 공급했으나 M10부터는 덕산이 공급
삼성디스플레이, 8월에 M13 평가 작업
머크, 평택 포승에 OLED 재료 승화정제 설비 구축

그동안 LG디스플레이 향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공급 비중이 절대적이었던 독일 머크가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량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덕산네오룩스에 밀려 녹색 프라임(G`) 공급권을 빼앗긴 후 3년여만에 G` 공급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향후 사용량이 많은 발광층 호스트 재료와 공통층 재료까지 제품군을 확대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OLED용 유기재료. /사진=머크
OLED용 유기재료. /사진=머크

머크, 3년만에 G` 공급권 되찾을 듯

 

9일 삼성디스플레이 유기재료 공급망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는 8월 말 M13 유기재료 세트를 평가할 예정”이라며 “머크 G` 재료가 M13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머크는 지난 2019년까지 사용된 M9 세트까지는 G` 공급사였으나, 그 해 가을께 확정된 M10부터는 G` 공급권을 덕산네오룩스에 넘겨줬다. 이후 M11와 M12 역시 덕산네오룩스가 G` 재료를 공급했다.

G`을 포함한 프라임 재료는 발광층과 HLT(정공수송층) 사이에 소량 증착되는 소재다. 마이너스(-)극에서 주입된 전자가 발광층을 넘어 HTL쪽으로 범람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방파제 역할이다. 이에 각 색상(적색⋅녹색⋅청색)의 프라임 재료를 묶어 EBL(전자방어층, Electon Blocking Layer)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프라임 재료는 비록 증착 양이 많지는 않지만, OLED 발광 효율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핵심 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머크 포승 OLED 연구센터. /사진=한국머크
한국머크 포승 OLED 연구센터. /사진=한국머크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10~11월 정도에 M13 재료세트 구성을 확정할 계획이다. 머크가 G` 공급사로 최종 확정되면 덕산네오룩스에 공급권을 빼앗긴 지 3년만에 되찾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OLED 재료업체 관계자는 “M13부터는 최종 고객사별로 다시 삼성전자향 재료와 애플향 재료가 나뉘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머크 재료는 삼성전자 향 OLED 패널에 들어가는 것이 확정적이며, 애플향 재료 공급 여부는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머크는 삼성디스플레이 대비 상대적으로 LG디스플레이 향 재료 공급에 집중해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일찍이 덕산네오룩스⋅솔루스첨단소재 등을 육성하며 국산 재료사를 거느린 반면, LG디스플레이는 외산 비중이 삼성에 비해 높았다. LG디스플레이는 HTL과 발광층용 호스트 재료 등 증착 양이 상당한 재료들을 머크로부터 구매한다. 

 

머크, 평택에 OLED 재료 생산라인 구축

 

그러나 최근 국내에 직접 OLED 재료 승화⋅정제 설비를 구축하는 등 현지화 작업을 펼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공급량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8일 머크는 경기도 평택시 포승에 위치한 OLED애플리케이션센터(OAC) 내에 OLED 승화⋅정제 장비 설치를 완료했다. 이를 기념해 정도영 경기도 경제기획관, 최원용 평택시 부시장, 주요 고객사와 준공식을 가졌다. 

OLED 재료 생산 과정은 실제 재료를 만드는 합성과 재료 순도를 높이는 승화⋅정제 공정으로 나뉜다. 통상 머크 정도의 대기업은 외주를 통해 합성한 재료를 가져와 직접 승화⋅정제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경쟁 관계인 덕산은 합성 과정은 덕산테코피아가, 승화⋅정제는 덕산네오룩스가 각각 담당하는 구조다.

머크의 OLED 재료 승화정제 설비. /사진=머크
머크의 OLED 재료 승화정제 설비. /사진=머크

한국 머크 대표인 김우규 박사는 “한국은 80% 이상의 시장 점유율로 세계 OLED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새로 완성된 승화정제 설비 도입으로 혁신적인 재료를 신속하게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동안 머크의 OLED용 유기재료는 독일 담스타트 공장에서 만들어져 국내로 운송됐다. 이제는 평택 OCA 내 승화⋅정제 설비를 통해 생산돼 고객사로 인도된다. 머크 측은 “생산 공장에서 고객사에 인도되기까지의 거리가 8000km에서 60km로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M13 유기재료 세트 선정 과정에서 머크는 삼성디스플레이측에 HTL 재료 공급도 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다른 재료는 공급사간 경쟁 체제로 가더라도 HTL만큼은 덕산네오룩스(솔루스첨단소재 이원화 체재)를 우선적으로 사용해왔다. 공통층 재료 중 중요도가 가장 높아 수급 안정성과 기술 보안이 생명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에 머크 HTL 재료가 최종 선정되지는 못했으나, 재료 품질 만큼은 높게 평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머크의 HTL 재료가 성능 면에서 기존 공급사 대비 높은 수치가 나왔다”며 “HTL이 가지는 전략적 의미가 아니라면 머크 재료가 선정될 가능성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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