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셰·소프트뱅크‧골드만삭스 등 참여

▲‘유럽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마테 리막과 그의 회사가 생산한 전기 하이퍼카 ‘네베라’.
▲‘유럽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마테 리막과 그의 회사가 생산한 전기 하이퍼카 ‘네베라’.

슈퍼카를 뛰어넘는 ‘하이퍼’ 전기차 제작 업체로 유명한 크로아티아 ‘리막(Rimac)’이 5억 유로에 달하는 시리즈 D 펀딩을 성사시켰다. 지난 2019년 현대차도 8000만 유로를 투자한 바 있으며, 이번 펀딩 라운드에는 포르쉐가 추가 투자에 참여했고 소프트뱅크‧골드만삭스 등 펀드들도 동참했다. 전기차 시대에 더욱 주목받는 리막에 세간의 관심이 쏠린다. 

리막 그룹은 지난 1일(현지 시간) 소프트뱅크 ‘비전 펀드 2’와 골드만삭스 사모펀드가 이끄는 시리즈 D 펀딩 라운드에서 포르쉐와 인베스트인더스트리얼 등이 참여하며 총 5억 유로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금 조달 라운드에서 리막은 20억유로(2조6700억원)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았다.

포르쉐는 1000억원 규모로 추가 투자에 나섰고, 지난 2019년 8000만유로를 투자한 현대차그룹은 이번 추가 투자에 참가하지 않았다. 포르쉐 AG 이사회 부회장 및 재무/IT 담당이사 루츠 메쉬케는 “2018년부터 리막의 가치와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있었으며, 포르쉐가 리막의 성공적인 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신규 투자자들의 합류를 통해 전동화 분야에서 입지를 확장해 나가는 리막은 포르쉐의 강력한 파트너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르쉐는 지난 2018년 리막에 대한 첫 투자를 시작으로 꾸준히 지분을 늘려왔다. 또한 포르쉐와 리막은 지난해말 리막 하이퍼카 부서 리막 오토모빌리와 부가티 오토모빌리의 합작 회사 설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기도 했다. 새로운 합작 회사 형태에서 리막과 부가티는 각각 독립적인 브랜드 및 제조 기업으로서 운영을 지속한다.

이번 시리즈 D 펀딩 라운드를 통해 포르쉐는 리막 그룹의 지분 약 20%를 보유하고, 리막의 설립자이자 CEO 메이트 리막은 최대 주주를 유지한다. 리막 그룹은 대규모 프로젝트를 위한 생산성 확장에 자본을 투자할 계획이며, 올해 700명의 직원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리막 그룹은 지난 2009년 설립된 뒤 세계적으로 전기차 기술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한 기업으로 업계의 집중 조명을 받아왔다. 자회사 리막 테크놀로지는 배터리, e-액슬과 같은 고성능 전기차 부품 개발과 제조에 주력하고 있다.

일찌감치 리막 그룹의 기술력에 주목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발빠르게 협력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미 포르쉐와 현대차그룹은 리막의 핵심 주주이며, 메르세데스 벤츠·르노·재규어랜드로버도 리막과 협업하거나 리막의 기술과 제품을 쓰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이 회사가 지금껏 양산한 차량이 200대가 채 되지 않고, 직원 수도 10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기로 구동되면서 수퍼카보다 한 단계 위 성능을 가진 이른바 ‘하이퍼카’를 만들어 내 관심을 받고 있다.

리막이 개발한 전기차 ‘네베라’는 1914마력에 최고 시속 412㎞, 충전시 주행거리 550㎞ 등 강력한 성능을 자랑한다. 자동차가 낼 수 있는 물리적 성능의 한계치까지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성능에 걸맞게 가격이 30억원에 달하고 수작업으로 한정 생산된다.

대중적인 전기차 회사를 지향하지 않는 리막은 고성능 전기차용 핵심 기술과 부품을 주요 양산차 기업들에 파는 방식으로 사업을 한다. 일례로 리막은 20분내 충전을 완료할 수 있는 800V 초고속 충전 기술을 개발해 네베라에 탑재했는데, 이 기술은 포르쉐(타이칸)와 현대차그룹(아이오닉5·EV6)의 전기차에도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리막이 만든 고성능 배터리 팩과 소프트웨어는 애스턴 마틴·코닉세그 같은 수퍼카 제조사와 재규어랜드로버·세아트의 전기차에 탑재된다. 벤츠와 르노도 리막의 협업 파트너다.

전 세계 주요 전기차에 적용되고 있는 이 같은 기술과 노하우를 만들어낸 주역은 ‘유럽의 일론 머스크’라 불리는 사장 겸 엔지니어인 마테 리막이다. 리막의 창업은 미국 테슬라(2003년)보다 6년 늦었지만, ‘초고성능 전기차를 만들면, 세상을 놀라게 할 수 있다’는 모토로 전기차 차체와 배터리·구동계를 직접 설계·디자인했다. 전기차 대중화를 목표로 했던 테슬라와 달리 처음부터 초고성능 전기차 기술에 집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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