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 자금 지원 가능성도 거론, 반도체 산업 전반 체질 정비에 관심 고조

▲키옥시아가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요카이치 공장/출처 키옥시아
▲키옥시아가 3D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는 요카이치 공장/출처 키옥시아

사실상 일본 유일의 토종 반도체 대기업이자, 세계 낸드플래시 2위 업체인 키옥시아가 대규모 자금을 투입해 신공장 설립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 공장에 이어 자국 반도체 대기업인 키옥시아의 신규 투자도 지원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일본도 자국 반도체 산업 체력 다지기에 갈수록 적극적인 모습니다. 

도시바가 40%의 주식을 보유한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홀딩스가 일본 이와테현에 있는 키타가미공장에 새로운 낸드플래시 공장을 구축한다고 아사히신문이 지난 16일 보도했다.

아사히에 따르면 건설 면적은 약 3만1000평방미터이며, 투자비는 1조엔(약 10조원) 규모다. 내년 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서 키옥시아는 지난 4월에는 세계 최대 메모리 공장중 하나인 미에현의 요카이치 공장에도 새로운 제조라인을 완공했다. 요카이치공장의 신 제조라인은 오는 가을쯤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역시 이 제조라인에도 미국 웨스턴디지털(WD)과 공동으로 1조엔(약 10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키옥시아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19.2%의 점유율로 2위다. 1위인 삼성전자(33.1%)에는 크게 뒤지지만 파트너인 미국 웨스턴디지털(14.2%)을 합치면 삼성전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처럼 키옥시아가 적극적인 설비 투자에 잇따라 나설 수 있는 데는 최근 자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일본 정부의 직간접적인 지원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최근 경제안보법을 통과시키면서 반도체를 비롯한 중요 물자의 공급망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또 6000억엔(약 6조원) 규모의 기금도 조성했다.

앞서 일본 정부의 자금 지원을 등에 업고 대만 TSMC 공장을 유치, 일본 소니와 자동차 부품제조사 덴소가 손잡고 구마모토현에 반도체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전체 투자비용은 약 1조엔(10조원)이고, 2024년에 생산을 시작한다. 일본 정부의 기금 지원 1순위는 바로 이곳 TSMC 공장이다. 약 4000억엑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대규모 설비 투자가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는 아니지만, 민간 영역에서도 투자 확대 움직임이 활발하다. 도시바와 미쓰비씨전기는 각각 전력 반도체 생산 능력 강화를 위해 투자에 나서고 있다. 도시바는 2024년 가동 예정으로 1000억엔(약 1조원) 규모의 투자를 한다. 미쓰비씨전기는 지난해 11월부터 신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투자는 200억엔이었다.

여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한 반도체 핵심 재료 웨이퍼에 대한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썸코는 사가현에 약 2000억엔(약 2조원)을 투자해 웨이퍼 제조 시설을 건설할 계획이다. 반도체 배선 재료 등을 만드는 JX금속도 2000억엔을 투자해 2025년 가동 목표로 신규 공장을 구축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의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해 10월 취임하면서 내세운 경제 정책인 ‘새로운 자본주의’의 구체적 실행 계획에 반도체 육성 방안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총리는 미일 정상회담에 앞서 최근 총리관저에 다리오 길 미국 IBM 수석부사장 등 반도체 분야 전문가들을 초청해 차세대 반도체 분야의 미일 연계 강화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또 하기우다 고이치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 4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과의 회담에서 반도체 연구개발과 공급망 강화에 양국이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나아가 일본은 23일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에서도 반도체 확보 및 연구개발(R&D)에 미일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NHK가 1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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