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충전선 없는 세상이 왔다. 애플이 ‘아이폰8’, ‘아이폰X’ 시리즈에 무선충전 기능을 장착하고 조만간 무선충전패드 ‘에어파워(Air Power)’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무선충전 소재 시장 역시 술렁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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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이달말 출시하는 무선충전패드 '에어파워(air power)'. /애플


 

무선충전 안테나는 근거리무선통신(NFC), 마그네틱보안전송(MST) 등 안테나와 함께 장착되는데, 각 안테나가 사용하는 주파수가 다르고, 케이스의 금속 물질 등 때문에 와류(Eddy current) 현상이 생겨 제대로 신호나 전력 전달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이때 스마트폰 등 무선충전 수신부(Rx)가 탑재되는 기기는 신호를 증폭시키거나 간섭을 차단해주기 위해 안테나에 자성(Magnetic) 차폐 시트를 덧씌운다. 무선충전패드가 전력 송신부(Tx)의 전력을 증폭시키는 게 관건이라면, 스마트폰의 Rx 내 자성 차폐 시트는 두께를 줄이고, NFC, MST, 여타 RF 소자에서 나오는 다양한 전류를 차단해야 한다는 복잡한 과제를 안고 있다.  


차폐 시트는 안테나 업체가 안테나 모듈에 포함시켜 공급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그 자체로도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자성 시트 소재 기술은 스마트폰 업체의 전략에 따라  3분화 되고 있다. 



애플, 니켈⋅망간 합금 페라이트시트 적용


애플은 지난해 말 무선충전 기능을 신규 적용하면서 망간⋅아연(MH⋅Zn) 합금을 원료로 한 페라이트 시트(Ferrite Sheet)를 스마트폰에 적용했다. 페라이트는 금속산화물로, 산화철을 주 원료로 쓰는 경우가 많고 금속합금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 시리즈에 사용하는 무선충전 소재와 다르다. 


망간⋅아연 페라이트시트는 투자율(얼마나 쉽게 자기유도되는지 나타내는 정도)이 800 이상이고, 고유저항이 낮다. 필요하지 않은 무선주파수(RF)의 간섭(노이즈)도 줄여준다. 충전 효율이 좋기 때문에  충전패드 1대로 여러 개의 스마트 기기를 충전할 때 유리하다. 애플 에어파워도 1대 다(3대) 충전이 가능한 충전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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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라이트 시트 원료인 니켈아연과 망간아연 합금 분말. /KIPOST

 


애플 무선충전 안테나 모듈은 일본 토다공업이 공급한다. 토다공업은 페라이트 원료(분말) 및 소재 업체로, 국내에 이수화학과 합작사 토다이수를 뒀다. 토다이수가 원료 소성과 시트 제조를 한 다음 토다공업이 판매하는 형태다. 토다이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에도 페라이트시트를 납품하고 있다. 



삼성전자, 급속충전에 방점


애플보다 앞선 지난 2015년 삼성전자는 ‘갤럭시S6’에 ‘치(Qi)’ 방식 무선충전과 MST 기반 삼성페이를 도입하면서 니켈⋅아연(Ni⋅Zn) 합금 기반 비정질(아몰퍼스) 페라이트 시트를 사용하다 차기작인 차기작인 ‘갤럭시노트6’부터  페라이트 시트 대신 나노크리스탈 복합시트를 전격 적용했다. 


나노크리스탈 복합시트는 5층 구조로, 다양한 자성물질들을 혼합해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ST 감도를 높이는 기능도 있고, 무선충전시 발열을 억제하기 때문에 특히 고속충전에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부터는 나노크리스탈 복합시트와 니켈아연 아몰퍼스 페라이트시트를 모두 적용하기 시작했다. 삼성전기의 나노크리스탈 시트와 업그레이드 된 아몰퍼스 페라이트 시트의 RF 성능에 큰 차이가 없는데다 공급사를 다양화할 수 있다.  


니켈아연 합금 기반 아몰퍼스 페라이트 시트는 투자율이 20~800 사이로, 망간아연에 비해 낮은 편이지만 온도변화 안정성이 좋아 역시 고속충전에 유리하다. 



수요는 느는데, 생태계는 안정화


애플의 무선충전 도입으로 관련 산업은 대폭 커질 전망이다. 화학경제연구원 발표 자료에 따르면 무선충전 Rx용 소재 시장은 지난 2014년 330억원, 2015년에는 5400억원대로 성장하는 등 고성장세를 보였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는 연평균 15.2%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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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무선충전 시장 규모. /TSR

 

이후에는 무선충전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드는데, IHS는 송신부와 수신부 모듈을 합한 무선충전 시장은 올해 연간 50% 가까이 성장하다 내년부터 성장률이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르면 오는 2024년에는 무선충전 시장은 포화 상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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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충전 모듈 시장 성장률. /IHS 

또 수요가 늘고는 있지만 생태계는 안정화 되고 있다. 삼성전자, 애플 등에 NFC용 페라이트 시트를 공급하던 업체들이 무선충전 도입과 더불어 신소재를 출시하면서 신규 업체 진입을 방어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획기적으로 성능을 높이는 신기술을 제공하는 업체가 있는 것도 아니고, 초기 경쟁으로 시트 가격이 떨어져 수익성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페라이트 원료와 시트를 모두 공급하는 토다이수는 애플에 시트 공급을 하기 전인 지난 2016년 영업 적자를 내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페라이트시트 공급사로 나노크리스탈은 삼성전기와 알에프텍을, 아몰퍼스 페라이트 복합시트는 아모텍과 토다이수를 선정하고, 이 공급망은 2~3년간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다. 아모텍은 토다이수로부터 시트 원료를 일부 공급 받고 있기도 하다.  


애플 역시 진입 초기인만큼 공급 생태계에 큰 변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화웨이, 오포⋅비보 등은 아모텍을 제1 공급사로 유치하려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대기업 중에는 SKC가 지난 5~6년간 개발 및 영업을 해왔는데 가시적인 성과는 보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가 출시한 무선충전패드 Tx와 삼성전자 중저가형 모델에 일부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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