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보릿고개, 언제까지 갈까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 보릿고개, 언제까지 갈까
  • 안석현 기자
  • 승인 2018.09.28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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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국내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들의 신규 투자가 사실상 실종되면서 장비 협력사들의 보릿고개도 길어지고 있다. 애플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략에 따라 지난해 대규모 투자가 일어났지만, 추가 투자 실마리가 좀처럼 나오지 않고 있다.

장비 업계는 삼성디스플레이의 TV용 퀀텀닷(QD) OLED나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이 향후 투자 수요를 촉발할 지 주목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폴더블 OLED.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OLED로 뜬 장비업체들, 올들어 줄줄이 반토막


지난해 연간 1조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한 장비사들은 올들어 매출이 많게는 반토막 이하로 내려 앉았다. 작년 상반기에만 8971억원의 매출(이하 연결기준)을 기록한 톱텍의 올 상반기 매출은 206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501억원에서 142억원으로 10분의 1로 떨어졌다.

톱텍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와 커버유리를 합착(라미네이션)해주는 장비를 공급하며 매출이 급신장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라미네이션 공정 장비가 들어선 베트남 공장이 올해 추가 투자를 중단하면서 매출이 고꾸라진 것이다. 톱텍은 최근 기술유출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되면서 악재가 겹치고 있다.

역시 OLED 후공정 장비 업체인 제이스텍도 작년 상반기 414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612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25억원에서 37억원으로 감소했다. 제이스텍은 OLED와 인쇄회로기판(PCB)를 연결(본딩)시켜주는 장비를 삼성디스플레이에 공급한다. 이 역시 올해 추가 투자가 사라지면서 매출⋅영업이익이 축소됐다.

전공정이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AP시스템은 지난해 상반기 5106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올해 상반기는 3324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423억원의 절반인 197억원으로 감소했다. AP시스템은 저온폴리실리콘(LTPS)용 핵심 장비인 레이저결정화(ELA)와 플렉서블 OLED용 설비인 레이저탈착(LLO) 장비를 공급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아산시 탕정면에 A5 라인 구축에 들어가면서 추가 투자에 대한 기대가 높았으나, 당장 올해 장비 발주를 기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그나마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ELA⋅LLO 프로젝트를 다수 수주하면서 여타 장비 업체들보다는 실적 감소폭이 작은 편이다.


▲주요 장비업체들의 실적 비교.(단위 : 억원) /각 사 취합


작년 상반기 1648억원의 매출을 올린 HB테크놀러지는 올 상반기 매출은 1066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3억원에서 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이 회사는 삼성디스플레이에 OLED용 검사장비를 공급한다. 한때 경쟁상대였던 이스라엘 오보텍이 삼성디스플레이 협력사에서 탈락하면서 지난해 큰 반사이익을 누렸다.

그러나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추가 투자가 실종되고, 중국에서는 오보텍과 프로젝트 물량을 나눠 수주하면서 매출⋅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장은 중국, 장기적으로는 폴더블


문제는 이 같은 장비 업계의 보릿고개가 당장 해소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QD-OLED 연구개발에 나섰지만, 양산설비 투자는 빨라야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면 신규 OLED 수요가 촉발하면서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가 계획한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10만개 안팎으로 극소량인데다 워낙 고가의 기기라 향후 판매량을 장담하기 어렵다. 삼성디스플레이가 TV용 LCD 공장을 비우고 구축한 A4(옛 L7-1) 역시 가동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폴더블 스마트폰 수요 만으로 단기적으로 추가 투자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갤럭시S’급은 아니더라도 ‘갤럭시 노트’시리즈 정도의 판매량을 보여 줘야 추가 투자 수요가 발생한다.

따라서 당장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를 겨냥하면서 폴더블 시장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BOE를 필두로 티안마⋅차이나스타옵토일렉트로닉스(CSOT) 등의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소형 OLED에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 패널 업체들의 OLED 설비투자 규모는 연간 6~7개 라인, 생산능력으로는 기판투입 기준 월 9만장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르는 투자 금액만 연간 10조원을 넘는다.


▲폴더블 스마트폰 예시.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업계 관계자는 “디스플레이 장비 업체들의 실적이 고꾸라지는 와중에도 중국 사업 비중이 큰 업체들의 실적은 비교적 선방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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