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 집약
“5년내 사용자 10억명‧매출 15조원 달성”…글로벌 3.0 비전 선언도

▲네이버 신사옥 외관.
▲네이버 신사옥 외관.

 

네이버가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신사옥 ‘1784’를 외부에 처음 공개했다.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는 세계 첫 빌딩으로, 업무 공간이자 새로운 기술 융합을 지속적으로 시도하는 테스트베드로 삼으려는 목표다. 신사옥 입주를 계기로 향후 5년내 사용자 10억명과 연 매출 1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새로운 포부도 밝혔다. 

네이버는 지난 13일 두 번째 사옥인 ‘1784’의 모습을 외부에 최초로 공개했다. 1784는 ‘테크 컨버전스(융합) 빌딩’을 콘셉트로 건축된 세계 첫 로봇 친화형 빌딩이다.

1784는 연면적 16만5000㎡(약 5만평)에 지하 8층∼지상 28층 규모다. 네이버의 기존 사옥인 그린팩토리의 1.6배다. 엘리베이터만 25대로, 동시 수용 가능 인원은 5000명 이상이다.

1784라는 이름은 신사옥이 들어선 주소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178-4’에서 따왔다. 또한 1784년이 제1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해라는 의미도 담겨 있다.

회사측은 “1784는 업무 공간인 동시에 로봇·자율주행·인공지능(AI)·클라우드 등 그동안 연구·축적한 모든 첨단기술을 망라하고 융합해 혁신을 일궈 낼 기술 테스트베드”라고 밝혔다.

1784에서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로봇이다. 건물 곳곳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로봇의 이름은 ‘루키’다. 네이버랩스가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어라운드’(AROUND)를 기반으로 제작했다.

루키는 5G, 클라우드 기술 기반으로 움직이는 브레인리스(뇌 없는) 로봇이다. 로봇의 중앙처리장치(CPU) 등 핵심 기능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돼 5G 통신망을 통해 연산을 처리하고 명령을 수행한다. 루키는 우선 택배 서비스를 시작으로, 도시락, 카페 등 1784 내 다양한 거점에서 여러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현재 사옥 내 루키 수는 40여 대지만 향후 임직원수가 늘어나면 점차 댓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루키는 뛰어난 자율주행 능력을 자랑한다. 실내 매핑로봇 ‘엠2’(M2)는 루키가 잘 움직일 수 있도록 1784 전역을 ‘디지털트윈’(현실공간을 그대로 복제한 가상세계) 데이터로 제작했다. 또 건물 인프라와 연동된 클라우드 기반의 멀티로봇 인텔리전스 시스템 ‘아크’(ARC)에 의해 통제되기 때문에 수많은 로봇들을 효율적으로 번거로움 없이 관리할 수 있다.

루키의 이동을 돕기 위해 1784에는 세계 최초 로봇 전용 엘리베이터인 ‘로보포트’가 설치돼 있다. 로보포트는 지하 2층부터 옥상까지 전층에 걸쳐 운행되는 순환식 구조로 이뤄져 있어, 수직이동이 어려운 로봇들을 돕는다.

신사옥에는 이 밖에도 협업툴을 통해 회의실 온도, 조명, 환기 등을 제어하는 ‘스마트제어’, 사내 카페나 식당, 주차장 이용을 돕는 ‘WORKS 비서봇’, 회의록을 자동으로 작성·공유해 주는 ‘AI 회의실’ 등 각종 AI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임직원들이 네이버웍스를 통해 1784의 건물 인프라를 제어하고 AI 챗봇인 '웍스 비서봇'을 통해 사내 카페 및 식당에 실시간 메뉴 대기 현황을 확인하거나 회의실 내 AI스피커 '클로바 클락'을 비치할 예정인 것도 혁신을 현실로 만들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1784는 또 첨단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내 부속의원을 갖췄다. 300평 규모로 조성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건강검진 상담, 내과진료를 지원한다. 이곳에서는 클로바 헬스케어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검진, 맞춤형 건강 상담 등을 제공한다.

이밖에도 1784에는 ▲스카이홀 ▲다목적홀 ▲스튜디오 ▲D2SF 스타트업 입주 공간 ▲카이스트 네이버 하이퍼크리에이티브 AI 센터 ▲수면실·안마실·모자유친실·보험사·은행·편의점을 한곳에 둔 편의시설 등 다양한 시설이 마련돼있다.

아울러 1784는 설계 단계부터 방역 관점을 고려해 '포스토 코로나' 시대를 대비했다. 개인 업무 공간이 일정한 거리두기가 가능하도록 설계됐고, 얼굴인식, 스마트주문, 로봇딜리버리 기술도 접촉 자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한편 네이버를 제2사옥 공개를 기념해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5년내 글로벌 사용자 10억명 돌파, 매출 15조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른바 ‘글로벌 3.0’ 비전이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는 글로벌 1.0 단계에서 ‘라인’이라는 하나의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고, 이후 포트폴리오를 하나씩 더하며 글로벌 2.0 단계를 거쳤다”면서 “네이버는 이제 배(倍)의 성장을 만들어내는 글로벌 3.0 단계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2.0 단계에서 스노우, 제페토, 웹툰 등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였다. 일본에서는 라인과 야후재팬을 운영하는 Z홀딩스와 경영을 통합하고, 북미에서는 캐나다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다. 유럽에서는 인공지능(AI) 연구소를 인수하고 현지 스타트업들에 투자했다.

최 대표는 “국내는 물론 일본, 북미,유럽 등에 새로운 글로벌 비즈니스 생태계를 조성하고 5년 내 글로벌 10억명의 사용자와 매출 15조원을 달성해 나겠다”고 했다. 이는 지금과 비교해 사용자는 3배 이상, 매출은 2배 이상 키우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글로벌 3.0 단계에서 그간 구축한 사업 모델을 일본, 북미, 유럽 시장에 최적화된 형태로 접목한다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Z홀딩스의 일본 내 중소상공인(SME) 비즈니스 생태계에는 ‘프로젝트 꽃’ 모델을 도입한다. 네이버는 지난 2016년부터 국내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꽃을 통해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한 SME들에게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을 제공해왔다.

북미 시장에서는 웹툰을 중심으로 콘텐츠 사업을 강화해 나간다. 왓패드와 함께 글로벌 지식재산(IP) 벨류체인을 확장하고,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하이브와 공동 추진하는 글로벌 팬덤 플랫폼인 위버스는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 영역을 늘린다.

네이버는 더 많은 유럽 기업들과의 협업도 타진한다. 최 대표는 “네이버 랩스 유럽이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자연어 처리 등 글로벌 수준의 AI 기술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의 뛰어난 인터넷 기업들과 함께 파트너를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네이버는 또 이날 메타버스 사업의 확대도 밝혔다. 올 하반기 스포츠 서비스를 시작으로 웹툰, 엔터테인먼트 분야에도 메타버스 기술을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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