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완료되면 2강:1중:1약으로 정리
D램도 치킨게임 후 과점화

키옥시아 욧카이치 공장. /사진=키옥시아
키옥시아 욧카이치 공장. /사진=키옥시아

미국 웨스턴디지털이 일본 낸드플래시 제조사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낸드플래시 시장은 D램 대비 다수의 기업이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최근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과점화가 진행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5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웨스턴디지털이 최근 몇 주간 키옥시아 인수 협상을 벌였으며, 이르면 다음달 중순 합의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인수 금액은 20억달러(약 2조332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옥시아는 옛 도시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가 분사돼 설립된 회사다. 미국 사모펀드 벤 캐피털과 애플⋅델⋅씨게이트 등의 업체가 컨소시엄을 이뤄 지분 49.9%를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지난 2018년 3950억엔(약 4조원)을 들여 지분 15%를 확보했다.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는 해당 기사에 대해 아직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만약 기사 내용이 현실화 될 경우, 낸드플래시 시장도 D램과 같은 과점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지난해 4분기 기준 낸드플래시 시장 1위는 32.9%를 차지한 삼성전자다. 키옥시아는 19.5%를 차지한 2위, 3위 웨스턴디지털은 14.4%를 차지했다. 웨스턴디지털이 키옥시아 인수에 성공하면, 합산 시장점유율 33.9%로 삼성전자를 넘어서게 된다. 인텔 낸드플래시 사업부를 인수키로 한 SK하이닉스는 인텔과 합산해 총 20.2% 점유율을 보유하게 된다. 

모든 딜이 종료된 후에 낸드플래시 시장은 2강(삼성전자⋅웨스턴디지털)⋅1중(SK하이닉스)⋅1약(마이크론)으로 재편된다. 

D램 시장이 2010년 전후로 두 차례 ‘치킨게임’을 통해 3강(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으로 정리된 것처럼, 낸드플래시 시장도 과점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전까지만 해도 D램 시장에는 독일 키몬다, 일본 엘피다 등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업체들이 포진해있었다. 

2010년 즈음 업체들이 공격적 증설 경쟁을 벌이면서 적자를 이기지 못한 키몬다⋅엘피다가 파산했다. 이후 D램 시장은 경쟁이 제한되면서 3사가 안정적인 영업이익을 내는 과점 시장으로 전이됐다. 

현재 낸드플래시 시장은 메이저 6개 회사에 중국 YMTC까지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현재 진행중인 인수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면 D램 산업 같은 과점화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웨스턴디지털과 키옥시아 간 인수합병 성사 여부는 중국 정부 의지에 달렸다는 점에서 최종 결렬될 수도 있다. 미⋅중 정부간 무역 분쟁과 미국의 중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견제가 지속되면서 중국 정부는 앞서 미국 회사가 개입된 인수합병건을 번번이 무산시켰다. 퀄컴은 지난 2016년  NXP반도체 인수를 추진했으나 중국 경쟁당국 허가를 받는데 실패했다. 엔비디아의 영국 Arm 인수를 위한 중국 내 허가도 아직 나오지 않았으며, 업계는 퀄컴 사례처럼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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