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 센서기반 모든 '차량플랫폼' 적용 가능
ADAS시장은 가격지불용의(WTP) 낮아
로보택시⋅무인셔틀버스 B2B 시장 타깃

모빌리티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SKT⋅카카오⋅네이버 등 국내 플랫폼 업체들이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타깃은 로보택시⋅무인셔틀버스 등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다. 시장은 선점하고 싶은데 당장 자율주행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면, 솔루션을 공급해 줄 수 있는 업체를 찾아야 한다.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가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을 향해 손을 뻗는 이유다.

포니닷ai의 로보택시./엔비디아
포니닷AI의 로보택시(기사의 특정내용과는 관련없음)./사진=엔비디아

동일 센서기반 모든 '차량플랫폼' 적용 가능

지난해 말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와 세종시에서 자율주행 서비스를 선보였다. 국내 최초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자율주행을 위한 차량 솔루션을, 카카오모빌리티는 서비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우선 세종정부청사 주변 약 4km 구간을 시작으로, 오는 5월에는 세종시 주요도로 약 30km 구간으로 확장 예정이다.  

왜 카카오모빌리티는 자율주행 솔루션 업체를 찾았을까.

한지형 오토노머스에이투지 대표는 "플랫폼 업체들이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나서고 있지만 당장 솔루션 구축 여력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각각의 업체들을 찾기도 어렵고, 따로 구축하더라도 유기적으로 통합해 구현하는 것 역시 어렵다. 토털 솔루션 업체를 찾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유상 자율주행 서비스 관련./자료=오토노머스에이투지

자율주행 기술은 인지⋅판단⋅제어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하드웨어를 통합 제어하는 '소프트웨어 솔루션'이다. 다양한 정보와 부품을 유기적으로 통합하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은 자율주행 경쟁력의 핵심이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이를 위한 토털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다. '자율주행차의 모든 것(a2z)을 개발한다'는 의미의  ‘a2z Solution(에이투지 솔루션)’이다. 동일한 센서구성을 기반으로 모든 차량플랫폼에 적용할 수 있다. 

한지형 대표는 "카메라⋅라이다⋅레이더 각각 센서의 신호형태가 다르다. 다양한 센서를 하나로 통합해 사람 두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각각 센서들의 장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어야 어떤 센서가 좋고, 최적의 장착 위치를 파악해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토머스에이투지는 인지⋅판단⋅제어 전 과정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한다. 자체 개발의 강점은 연산에 걸리는 시간이 매우 짧다는 것이다. 인지·판단·제어 전 과정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0.03초에 불과하다. 한 대표는 "각 도로 환경에 맞는 소프트웨어가 만들어져야하지만 오픈소스는 그에 맞게 최적화돼 있지 않다"며 "알고리즘 자체 설계시 연산 시간을 최소화할 수 있고, 실 도로에 맞게 최적화해 구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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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2z Solution 관련 설명./자료=오토노머스에이투지

연산을 빠르고, 가볍게 하기 위해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저용량 a2z Map을 활용했다. 고용량 포인트클라우드맵에 비해 알고리즘이 간단하고 빠른 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 강점이다. 한 대표는 "고용량 맵의 장점은 실제처럼 상세하다는 것이다. 반면 용량이 커서 0.1초에 사고여부가 결정되는 자율주행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대신 라이다⋅카메라의 높은 센서 인지 기술을 활용해 주변을 상세하게 인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DAS시장은 가격지불용의(WTP) 낮아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타깃시장은 B2B(기업간거래)시장이다. 개인이 아닌 로보택시⋅무인셔틀버스를 타깃으로 한 완전자율주행 서비스를 목표로 한다. 

왜 B2B시장을 타깃으로 했을까. 

고속으로 달리는 일반 승용차에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하기까지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 대표는 자율주행 시장이 형성되는 시점은 2030년으로 전망한다. 그는 "센서만을 통해서는 100% 안전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각종 인프라가 갖춰져야 하며, 자율주행 차선도 따로 분리돼야 한다"며 "우선 상용화가 가능한 시장을 타깃한 이유"라고 말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올 1월 부터 광주시에서 자율주행 청소차 실증 사업을 진행 중이다. 수동 모드로 운전해 수거 지역에 도착한 뒤에는 수거 인력이 리모컨으로 차량을 조정하면서 수거 작업을 하는 형태다. 2인 1조로 운행되던 청소 수거 작업은 1인 1조로 운영된다.

한 대표는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시장과 완전자율주행 시장을 분명히 구분한다.

ADAS는 자율주행 레벨2 수준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이다. 운전 중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차량이 스스로 인지하고 판단해 각종 장치를 제어한다. 차선 유지 지원 시스템, 자동 긴급 제동시스템 등이 대표적이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의 단계별 자율주행 자동차 분류./삼성뉴스룸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의 단계별 자율주행 자동차 분류./자료=삼성뉴스룸

한 대표는 "ADAS시장에서는 여전히 사람이 대부분 개입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격 지불 용의(Willingness To Pay)가 낮아진다"며 "반면 완전자율주행시장에서는 무인 자율주행서비스 시행 시 2-3년이면 투입되는 비용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에 가격 지불 용의가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대신 완전자율주행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이 아닌 100%의 안정성이라고 강조한다. 한 대표는 "완전자율주행 시장에서 사고에 대한 책임은 반드시 제조사가 져야 한다"며 "99.9999%가 아닌 100%의 안정성을 담보해야 한다. 몇 백만원 더 비싼 센서를 쓰더라도 완벽에 완벽을 기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2018년 7월 설립된 자율주행 솔루션 개발 전문 기업이다. 한 대표는 현대차에서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담당했다. 핵심 개발진 역시 현대차 자율주행개발센터 연구원 출신으로 차량 제어 로직 개발 담당, 라이다 신호 처리 및 정밀 위치인지 로직 개발 등을 담당했다. 오토노머스에이투지는 지금까지 서울 상암동 DMC, 판교, 안양, 세종 등 전국 9개 지역에서 누적 7만㎞의 실제 도로 테스트를 마쳤다. 

한 대표는 "많은 경험을 통해 기술 한계와 성장이 가능한 부분을 명확히 알고 있다"며 "그 경험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서 국내를 넘어 세계 최고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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