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 화웨이 긴급발주도 영향 준 듯

SK하이닉스가 모바일 D램 수요 회복에 힘입어 3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 넘는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 상무부 제재 탓에 반도체 부품 수급이 어렵게 된 중국 화웨이가 이 기간 D램 물량을 긴급 발주낸 것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4일 실적공시를 통해 지난 3분기 매출 8조1288억원, 영업이익 1조299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8.9% 늘고, 영업이익은 175% 증가했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건 스마트폰용 D램 수요가 덕분이다. 2분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탓에 미뤄뒀던 소비가 3분기에 터져 나오면서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32% 늘어난 3억6560만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 매출의 11%를 차지하는 화웨이가 8~9월 D램 물량을 긴급 발주한 것도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세계 처음으로 128단 1Tb TLC 4D 낸드를 개발했다. SK하이닉스의 128단 4D 낸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 제품들./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128단 4D 낸드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솔루션 제품들./사진=SK하이닉스

모바일 향 제품 대비 데이터센터향 서버 D램과 SSD 수요는 약세를 보였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3분기 서버용 D램 가격은 15% 내외로 하락했다. PC용 D램 가격은 보합이었다. 3분기 실적이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나빴던 것(매출 -5.6%, 영업이익 -33.2%)도 서버 D램 가격 하락에 기인했다. 

SK하이닉스는 4분기에도 모바일 시장의 계절적 수요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PC향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량이 줄겠으나, 이 빈틈은 비보⋅오포⋅샤오미 등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통해 만회한다는 전략이다. 

이날 실적 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는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가 참석해 인텔 낸드 사업 부문 인수 배경에 대해 직접 설명했다. 이석희 대표는 “SSD 기술력과 제품 포트폴리오의 신속한 확보를 위해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 D램과 낸드플래시 간 균형 잡힌 사업구조를 갖출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5년 내에 낸드 매출을 인텔 낸드 부문 인수 전 대비 3배 이상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SK하이닉스의 낸드 매출액은 약 5조2000억원이며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18조8000억원이다. 5년 뒤 현재 1위인 삼성전자 수준으로 낸드 사업을 키우겠다는 뜻이다.

인텔 낸드 인수 대금(90억달러) 마련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는 "내년 말 1차 클로징 시점에 지불할 70억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한다"며 "절반가량은 보유 현금성 자산과 향후 창출되는 영업현금 흐름을 활용하고 잔여금은 차입 등 외부조달과 필요시 자산 유동화 방안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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