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5일~8월9일

 

세계 최대 통신장비 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상하이에 대규모 연구개발(R&D) 센터를 설립한다. R&D 투자에 정평이 난 화웨이가 미국 정부의 강도 높은 제재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술 자립을 위한 자존심을 적극 피력하는 행보로 보인다.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총 100억 위안(약 1조7000억원)을 투자해 반도체 칩, 무선 네트워크, 사물 인터넷 등을 집중 연구하는 대규모 R&D센터를 상하이 칭푸 지구에 건립하기로 했다. 부지 면적만 축구장 130개 크기로, 최대 4만명의 연구운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이미 상하이 푸동 지구에 대규모 연구개발 센터를 갖춘 화웨이가 추가 R&D 투자에 나선 것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노골적인 제재 이후 기술 자립의 의지를 더욱 확실하게 보여주기 위한 뜻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화웨이는 연구개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회사로 유명하다. 전 종업원의 45%에 해당하는 8만여명이 연구개발 인력이며, 작년 총 매출의 14.1%인 1천15억 위안(약 17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 전세계에 36개의 혁신 센터와 14개의 연구개발 기관도 운영하고 있다.

또한 화웨이는 최근 자사 공식 위챗 계정을 통해 수학, 과학 인재들을 모집하며 동료들보다 5배의 임금을 지급하겠다는 조건도 제시했다. 수학, 컴퓨터 과학, 물리학, 재료 과학, 스마트 제조, 화학, 반도체 칩 기술과 관련해 두드러진 실적이 있거나 해당 분야에서 리더가 되고 싶은 사람을 찾는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화웨이는 미국 상무부가 국가 안보에 우려된다는 이유로 ‘거래제한 명단(entity list)’에 올리면서 위기를 맞았다. 인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 기업들이 거래 중단의 뜻을 밝히자, 화웨이는 독자 운영체제(OS)와 반도체 칩 개발 등 기술 자립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미국 정부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연구개발과 공격적인 세 확장에 공을 들인 결과 화웨이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나 급증한 4천13억 위안(약 69조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애국 열풍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 중국 내에서 화웨이의 시장 점유율은 38%까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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