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5월17일

 

애플이 미중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자로 내몰리고 있다. 양국간 관세 폭탄 선언이 이어진 지난 13일(현지 시각) 애플의 주가는 6% 가까이 폭락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들은 이같은 소식을 전하고 가뜩이나 신형 아이폰XS의 고가 정책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는 상황에서 고율의 관세 부과 탓에 애플의 입지가 크게 약화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엇보다 주력 제품인 아이폰을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아이폰에 미국 정부가 25% 관세를 부과하면 현재 999달러인 아이폰XS는 약 160달러 더 비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0년 애플 실적의 23% 감소를 의미한다고도 분석했다.

양국간 무역전쟁의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던 애플 팀 쿡 CEO는 앞서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나 “스마트폰을 관세 부과 품목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중국산 수입품 2500억달러 규모에 25%의 관세를 매기는 미국 정부의 1차 관세 대상 품목에서 스마트폰은 빠졌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13일 발표한 3000억달러(약 356조2500억원) 규모의 2차 관세 부과 품목에 포함되면서 우려가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애플은 고가 정책 탓에 판매량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1분기 북미 시장에서 146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1년전보다 18% 줄었고, 시장 점유율도 40%로 감소했다. 아직은 1위지만 2위인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10.7%포인트로 줄었다.

◆중국 시장에서도 악재

중국 내수 시장에서도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불거진 미중 무역전쟁으로 중국 내 판매량이 1년 사이 약 20% 감소하며 작년말 기준 11.5%의 시장 점유율에 그쳤다. 이에 비해 중국 내 스마트폰 톱3 업체인 화웨이·오포·비보 등의 점유율은 2~8% 포인트 정도 늘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데 대한 반감으로 현지 소비자들이 애플에 등 돌리는 현상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아이폰의 최대 소비 시장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애플은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에서 지난해 51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애플의 전체 매출 2656억 달러였다. 중화권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20% 정도나 되는 셈이다. 이미 올해 1분기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가량 감소했다는 점에서 애플의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삼성·LG전자, 반사이익 얻을까

북미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인 애플의 입지가 흔들리면 2~3위인 삼성전자·LG전자는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양사는 애플에 한발 앞서 5세대(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스마트폰 시장은 고가 제품 판매 비중이 높아·스마트폰 업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좋다. 더욱이 미중 무역전쟁에 더해 미국 정부가 세계 2위인 중국 화웨이의 진입을 막고 있어 삼성전자와 LG전자에겐 기회다.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갤럭시S10 시리즈가 인기를 끌면서 북미 시장에서 1070만대를 팔았다. 1년 전보다 판매량을 늘리며, 시장 점유율이 작년 1분기 23.2%에서 올 1분기 29.3%로 6.1% 포인트나 올랐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 5G 스마트폰인 갤럭시S10 5G도 미국 시장에 이번주 출시한다. LG전자도 이달 말 북미 시장에 5G용 스마트폰 V50 씽큐를 출시한다. LG전자는 유럽·중국에서는 뒤처지지만, 북미 시장에서는 10%대 중반의 점유율로 경쟁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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