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출시되는 48MP 스마트폰… 개수 늘릴때보다 수익성 높아

▲화웨이가 출시한 ‘노바4’./화웨이
▲화웨이가 출시한 ‘노바4’./화웨이

모바일 업계가 화소 전쟁을 재개했다.

작년 말부터 화웨이, 샤오미,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4800만(48MP) 화소 카메라를 적용한 스마트폰을 차례로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48MP 이미지 센서를 적용한 중저가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로 했다.

 

화소 경쟁 재개… 작은 부분도 세밀하게

지난해 말 화웨이를 시작으로 중국 스마트폰 업계는 48MP 화소 카메라가 담긴 스마트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화웨이가 출시한 ‘노바4’는 후면에 48MP 화소, 16MP 화소, 2MP 화소(뎁스 센서)의 트리플 카메라가 적용됐다. 샤오미는 지난 1월 48MP 화소 카메라(후면) 및 5MP 화소 카메라(후면), 13MP 화소 카메라(전면)를 적용한 ‘홍미 노트7(Redmi Note 7)’을 내놨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고화소 카메라 제품군 현황./gsmarena, KIPOST 재구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고화소 카메라 제품군 현황./gsmarena, KIPOST 재구성

이어 삼성전자가 바톤을 이어 받았다. 상반기 후면에 48MP 화소 카메라를 적용한 중저가 스마트폰 1개 모델을 출시하고, 이를 다른 모델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왜 화소일까?

화소 수가 많아진다고 해서 화질이 좋아지는 건 아니다. 화질은 화소의 수광율(빛을 받아들이는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화소가 커질수록 수광율이 높아지고, 고화질의 이미지를 찍을 수 있다.

모바일 이미지센서는 크기를 키우기 어렵다. 정해진 면적에서 화소 수를 늘린다는 건 그만큼 개별 화소의 크기가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실제 소니의 이미지센서를 비교해보면 16MP 이미지센서(IMX351)은 픽셀이 1㎛ 크기였지만 48MP 이미지센서(IMX586)의 픽셀 크기는 0.8㎛ 였다.

그럼에도 모바일 업계가 다시 화소 경쟁에 돌입한 이유는 무엇일까.

 

▲2MP, 16MP, 5MP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의 화질 차이. 세부 묘사에서 큰 차이가 난다./폰아레나
▲2MP, 16MP, 5MP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의 화질 차이. 세부 묘사에서 큰 차이가 난다./폰아레나

화소가 많아지면 화면 속에 있는 작은 영역도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각 화소에 읽힌 빛의 값이 모두 저장되기 때문이다. 위 사진을 보면 2MP, 5MP 카메라로 찍은 사진은 창문이나 건물의 윤곽선이 흐릿해보이지만, 16MP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는 또렷하게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같은 맥락으로 사진을 확대·축소했을 때 물체의 가장자리가 네모낳게 깨져 보이는 계단 현상(Aliasing)도 줄어들고, 영역을 확대하지 않고 일부만 잘라(Crop) 쓰는 것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멀티 카메라로 이미지 센서의 면적이 넓어지는 효과는 났지만 세부 묘사는 고화소 이미지센서가 있어야 성능을 높일 수 있다”며 “이미지 검색, 증강현실(AR)처럼 주변 환경을 파악해야하는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할 때도 유용하다”고 말했다.

 

수익성은 카메라 개수보다 화소

이에 카메라 부품·모듈 업계의 수혜도 예상된다. 화소가 올라갈수록 렌즈와 손떨림방지(OIS) 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 모듈에 대한 요구 사양은 까다로워지기 때문이다.

 

▲모바일 카메라 모듈 구성./삼성전기 홈페이지
▲모바일 카메라 모듈 구성./삼성전기 홈페이지

먼저 렌즈는 화소 수가 많을수록 표면 거칠기의 허용 오차가 줄어든다. 렌즈의 표면이 거칠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왜곡돼 이미지센서에 들어온다. 화소가 많아질수록 빛의 왜곡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져 렌즈를 더 정밀하게 가공해야한다.

화소가 많아질수록 카메라에 전해지는 미세한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블러(blur) 현상도 쉽게 눈에 띈다. 해상도로 촬영을 하다보면 잘 찍은 사진인 것 같지만 막상 확인했을 때 초점이 나가거나 흔들린 사진이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를 방지해주는 OIS AF 액추에이터의 성능도 개선돼야한다.

모듈도 화소가 올라갈수록 요구 사양이 까다로워진다. 렌즈 사이, 부품 사이에 낀 먼지 한 톨도 이미지센서에 들어가는 빛을 왜곡시키기 때문이다. 그만큼 모듈 조립시 표면 관리 능력이 중요해지며 테스트 항목도 추가된다.

사양이 까다로워지는만큼 제조 비용도 올라가지만 투자 대비 평균판매단가(ASP)의 상승률이 멀티 카메라보다 높다고 업계는 설명했다.

국내 카메라 모듈 업체들 중 30MP 이상 카메라 모듈을 제조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기, 파트론, 엠씨넥스 정도다. 파트론은 올해 다시 1조 클럽에 재입성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고, 지난해 삼성전자로부터 구동계 설비를 인수한 엠씨넥스도 올해 상반기 최대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카메라 모듈 업계 관계자는 “카메라 개수가 늘어나는 것보다 화소 수가 많아지는 게 수익성이 좋다”며 “시장 침체로 전체 출하량이 줄어들지만 멀티 카메라와 고화소 열풍으로 수익성이 올라가면서 향후 3~5년간은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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