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유기재료 내재화 비중을 높인다.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해 유기재료 외산 의존비율이 높은 점을 해소해 원재료 수급을 안정화한다는 목표다.


방계인 희성그룹 내 계열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대두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은 최근 사장단 회의를 통해 향후 LG디스플레이가 사용하는 OLED용 유기재료 중 최소 다섯가지 이상을 LG화학에서 수급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정공수송층(HTL) 재료와 발광층 재료 중 황녹색(적색+녹색) 인광 호스트를 독일 머크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아직 인광 재료가 개발되지 않은 청색 형광재료는 일본 이데미츠코산 재료를 호스트와 도판트 모두 수입해 쓴다. 


이 같은 서플라이체인관리(SCM)는 OLED 시장에 먼저 발을 들여 놓은 삼성디스플레이에 비하면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평가다. 미국 유니버셜디스플레이(UDC) 특허 때문에 대안이 없는 황녹색 도판트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유기재료 원가 비중이 큰 HTL이나 비교적 기술이 평준화 된 적⋅녹⋅청 발광재료까지 외산 업체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사업 초창기 국내 업체를 전략적으로 발굴해 유기재료 공급망 안정화를 기했다. 대표적인 회사가 덕사네오룩스다. 덕산네오룩스는 삼성디스플레이의 HTL 제1 협력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덕산네오룩스가 HTL 주요 협력사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사업 초창기 HTL 레시피를 공동개발하는 등 적극 지원했다. 


최근 HTL 쪽에서 두산전자가 공급량을 늘리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대신 덕산네오룩스는 내년부터 적색 인광재료 통합 공급이 유력하다. 그동안 적색 인광재료는 프리미엄급 제품용은 다우케미칼이, 보급형 제품은 덕산네오룩스가 공급해왔다. 내년에는 프리미엄급과 보급형을 합쳐 덕산네오룩스가 공급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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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내년향 OLED 유기재료 공급 유력 업체. /KIPOST



삼성디스플레이는 단기간에 기술력 있는 국내업체를 육성하기 어려운 분야는 지분 인수를 통해 해결했다. p도판트를 독점 생산하는 노발레드(삼성SDI가 인수)와 청색 형광 호스트를 생산하는 SFC(삼성벤처투자가 지분인수)가 여기에 속한다. 


따라서 향후 LG디스플레이의 유기재료 내재화 1차 타깃은 공통층 재료 중 원가 비중이 높은 HTL과 발광재료 호스트 물질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HTL은 공통층 재료 원가의 4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유기재료 공급사를 바꾸지 않더라도 그룹에서 공급할 수 있는 업체가 있다는 것만으로 분기별 단가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희성소재가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도 관심사다. 희성소재는 OLED용 소재 개발을 위해 지난 2012년 이후로만 최소 7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지난 2014년 경기도 용인 본사에 OLED 소재 관련 별도 연구소도 설립했다. 현재 LG디스플레이 OLED 인력 일부가 희성소재에 파견돼 연구개발(R&D) 및 평가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희성소재 경기도 용인 본사 및 R&D 센터. /희성소재 제공



향후 희성소재가 OLED 소재 합성 공정을 담당하고, 이를 LG화학이 승화⋅정재하는 협력 모델도 가능하다. 유기재료 공정은 간단한 둘 이상의 화합물을 하나로 합쳐 새로운 고기능성 화합물을 만드는 ‘합성(systhesis)’과, 합성이 완료된 화합물의 순도를 높이는 승화⋅정재 공정으로 나뉜다.


합성은 설비투자와 인건비가, 승화⋅정재는 R&D 비용이 많은 구조다. 부가가치는 승화⋅정재가 비교적 높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모든 재료에 대해 합성부터 승화⋅정재까지 담당하기에는 인건비 등 비용 부담이 크다”며 “합성 공정을 외주화하거나 레시피를 주고 승화⋅정재까지 모두 외주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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