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BOE가 진행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재료 공급사 선정 프로젝트에 생소한 업체들이 ‘다크호스’로 등장했다. 사실상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라인을 복제하고 있는 BOE는 재료 공급사도 동일하게 구성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의외의 업체가 선정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BOE는 청두에 구축될 B7 장비 입고를 위해 오는 11월쯤 기존 오르도스 B6 라인 OLED 인력들을 청두로 전환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용량 많은 HTL, 국내 회사 3파전



현재 국내 업체들이 유기재료 공급을 위해 치열하게 경합을 벌이고 있는 분야는 정공수송층(HTL)이다. HTL은 최근 갈수록 두껍게 증착하는 추세라 사용량이 많고, 기술 장벽도 있어 비교적 공급 가격이 안정적이다. 삼성디스플레이가 한 달에 사용하는 HTL의 양만 800kg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HTL은 다른 적⋅녹⋅청 발광재료와의 정합성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BOE 역시 공급사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BOE의 HTL 공급사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던 곳은 덕산네오룩스다. 덕산네오룩스는 초창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에 HTL을 공급해와 양산성이 충분히 검증됐기 때문이다. 현재 BOE에서 B7 라인 셋업을 주도하고 있는 인력들이 대부분 삼성디스플레이 출신이라는 점도 덕산네오룩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 이유다.


그러나 최근 BOE에 공급된 HTL 샘플에는 덕산네오룩스 외에 머티리얼사이언스와 동진쎄미켐 제품도 포함됐다.


머티리얼사이언스는 아직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신생 벤처 회사다. 반도체 장비 회사 케이씨텍 출신의 이순창씨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는 점 외에는 알려진 바가 없다. 


동진쎄미켐은 반도체용 재료 분야서는 업력이 길지만, OLED용 유기재료 업계서는 아직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동진쎄미켐 역시 BOE에 HTL 공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동진쎄미켐의 OLED 재료 사업을 이끌고 있는 인물은 유한성 전무다. 유 전무는 OLED 산업 초창기 삼성SDI에서 관련 사업을 기획했으며, 덕산네오룩스가 삼성디스플레이에 HTL을 양산 공급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만 두 회사가 최종 공급사로 선정되기에는 아직 양산 경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다. 수십그램 정도로 유기재료를 생산해 사용하는 것과 킬로그램 단위로 균일하게 생산하는 것은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유기재료 정재⋅합성 설비 구축에 최소 1년 가까이 걸리는 점도, BOE가 최종적으로는 덕산네오룩스를 선택할 가능성을 높이게 한다.





업계 관계자는 “머티리얼사이언스와 동진쎄미켐의 양산공급이 확정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5부 능선을 넘은 것은 맞다”며 “다만 대규모 양산 경쟁력을 BOE에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 지가 난제“라고 말했다.



BOE, 11월 장비 반입 시작


유기재료 공급사 선정 작업과는 별개로, BOE는 오는 11월부터 B7 라인 장비 반입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네이멍구 오르도스 지역에 거주 중인 OLED 연구 인력들을 청두로 전환배치키로 했다. 


통상 장비 반입 후 라인을 시험 가동하는데 최소 6개월 이상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B7의 양산 가능 시점은 2018년 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초 목표였던  2017년 연말에 비해 2~3개월 정도 연기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BOE는 당초 예상했던 시점보다 양산이 늦어지더라도 철저한 검증을 통해 B6에서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라며 “정식 제품이 생산되는 것은 2018년 2분기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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