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공정 설비 사업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LG전자 소재⋅생산기술연구원(PRI)이 중국 시장에서 적지 않은 성과를 내고 있다.

 

 ▲LG그룹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LG트윈타워 서관에 사무실 조명을 이용해 'OLED'라는 글자를 썼다. /LG전자 제공 

 

지난해 중국에서 최소 7건의 디스플레이 장비 공급 계약에 성공한 LG전자 PRI는 이달 들어 중국 업체로부터 잇따라 신규 수주를 받아 냈다.

 

 

PRI, BOE⋅티안마에서 디스플레이 장비 수주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 BOE는 최근 오르도스 B6 라인에 들어설 물류 장비 공급사로 LG전자를 낙점했다. B6는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5.5세대(1300mm X 1500mm) 원판 투입 기준 월 3만장 규모까지 증설을 추진 중이다.

 

앞서 지난 14일 티안마는 샤먼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 라인 검사장비(AOI) 공급업체로 역시 LG전자 PRI를 지정했다. 

 

LG전자 PRI가 LG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외판(外販)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낸 것은 지난 2014년 부터다. 

 

2014년 BOE 8.5세대 LCD 라인에 검사장비 공급하는데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연초부터 중국에서 실링⋅커팅⋅검사⋅테스터⋅물류⋅라미네이션 장비까지 잇따라 수주했다. 고객사도 BOE에서 티안마로 외연을 넓혔다.

 

 

BOE.jpg
▲중국 BOE는 오르도스 B6 라인 물류 장비 공급사로 LG전자를 낙점했다. /BOE 홈페이지 캡처

 

 

업계서는 PRI의 연간 장비 매출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쪽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전략적 파트너인 세메스 정도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LG전자 PRI는 LG디스플레이의 TV용 OLED 라인인 E4(M2) 공장 설계부터 전 공정에 대한 엔지니어링을 담당하는 등 LG그룹 설비 투자 통로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LG전자는 향후 PRI의 장비 사업을 독립 법인화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D, 노하우 유출될까 ‘노심초사’

 

 

그러나 고객사인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서는 LG전자 PRI의 외연 확장이 반갑지 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PRI가 중국에서 수주한 각종 장비들은 LG디스플레이 양산 라인에 먼저 적용했던 장비들도 상당수 섞여 있다. 특히 PRI가 E4라인 설계부터 장비 반입⋅안정화 등 전반적인 엔지니어링을 담당했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도 적지 않다.

 

디스플레이 분야서 국내 업체들 벤치 마킹에 열을 올리고 있는 중국 업체들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조건이다.

 

LCD 라인.jpg
▲LG전자 소재⋅생산기술연구원의 중국향 디스플레이 장비 매출이 늘고 있다. 사진은 LCD 생산 라인. /KIPOST

 

외부 협력사들로서도 PRI의 존재는 눈엣가시다. PRI가 공급했거나 신규 개발 중인 장비들이 자사 제품과 겹치는 경우는 특히 견제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현재 LG디스플레이의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는 일본 JSW가 공급하고 있는데, PRI 역시 ELA 양산 공급이 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높다. 지난해 티안마 LTPS 라인용 ELA 장비 입찰에서 PRI는 AP시스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JSW는 3위에 그쳤다. 실제 낙찰은 AP시스템이 받았지만, PRI가 언제든지 JSW를 꺾고 LG디스플레이 ELA 공급사로 올라설 수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구미 E5 라인에 OLED용 증착장비를 공급키로 한 선익시스템도 PRI 눈치를 보고 있다. 홍순국 PRI 소장이 OLED용 증착장비를 조속히 개발할 것을 주문하면서 도키에 이은 제 2의 강력한 경쟁자가 등장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선익시스템은 6세대 월 7만5000장 규모인 E5 라인에는 증착장비를 공급하는데 성공했으나 향후 PRI 기술 수준이 올라 오면 양산 공급을 놓고 경쟁해야 할 처지다.

 

업계 관계자는 “PRI가 직접 생산하지 않는 장비는 협력사에 외주를 맡기기 때문에 장비 업체들로서는 마진이 줄어들 수 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도 불만”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