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모터스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됐던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가 미국 네바다주에 건설 중이던 전기차 공장 건설을 중지했다. 1억달러(1조1673억원)에 달하는 공장 투자금을 제때 조달하지 못해 건설사 대금 납입 기간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패러데이퓨처의 사업성 자체에 회의를 품는 시각도 있다.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북미가전쇼(CES)에서 패러데이퓨처가 ‘FFZERO1’ 콘셉트카를 공개하고 있다. /패러데이퓨처 제공



16일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은 네바다주 공식 입장을 인용해 패러데이퓨처의 네바다주 공장 건설이 중지됐다고 보도했다. 공장 건설은 에콤(AECOM)이라는 건설사가 담당했는데, 패러데이퓨처는 에콤에 공사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네바다주 회계담당자인 댄 슈와르츠는 포천과의 인터뷰에서 “이건 마치 ‘폰지사기’와 같다”며 “어떤 측면에서는 버니 매도프와의 게임이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폰지사기는 신규 투자자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이자나 배당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다단계 금융사기를 일컫는 말이다. 버니 매도프는 전직 증권거래인으로 역시 희대의 다단계 금융사기범이었다. 패러데이퓨처의 사업 계획이 실현 가능성이 없음을 일갈한 것이다.


네바다주는 패러데이퓨처가 주(州) 내 사막에 공장을 짓는 조건으로 2억달러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기로 했으나 아직 집행하지 못한 인센티브가 1억7500만달러 남아있다. 


패러데이퓨처 대변인은 대금 지급을 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는 공식 확인을 거부했다. 다만 “에콤과 대금지급 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중”이라며 “공장 건설은 2017년 중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장 건설이 중지된 점은 인정한 셈이다.


이에 앞서 지난 10월 패러데이퓨처는 6명의 고위 임원이 회사를 떠났다고 확인했다. 그들 중 한명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회사가 재무적으로 힘든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패러데이퓨처와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던 LG화학의 입장도 난처해졌다. 패러데이퓨처가 중국 저장성에 2조원을 투입해 또 다른 전기차 생산 공장을 짓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사업성 자체에 의문을 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이 패러데이퓨처에 공급할 전기차 배터리 규모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업계서는 약 2조7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추정한다.


업계 관계자는 “네바다주 공장 건설 대금도 납입하지 못할 정도로 재무 상황이 좋지 않다면 앞으로 패러데이퓨처가 투자자들을 설득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며 “단지 테슬라의 대항마라는 슬로건만으로 사업을 이어나가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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