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POST는 지난 5월 9일, 삼성SDI 중국 시안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6월부터 가동률을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4월 이후 뚝 끊겼던 시안 공장의 각종 소재⋅부품 주문량이 6월부터 월 50만셀 수준으로 회복됐기 때문이다. 


당시는 중국 정부가 삼원계 배터리(NCA⋅NCM 양극재 탑재)를 장착한 전기버스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했다가,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외교적 노력으로 어느정도 해빙 무드가 조성되던 시기다. KIPOST는 6월 이후 시안 공장의 소재⋅부품 반입 현황을 업데이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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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안 삼성SDI 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삼성SDI 제공




사드(THAAD) 직격탄, 연말까지 생산 계획 없어



결론적으로 현재 삼성SDI 시안 공장의 가동률은 아직 바닥 수준이다. 6월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 중단 사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무산됐고, 이후로 사드 등 외교적 현안이 불거지면서 사태는 더욱 악화됐다.


삼성SDI는 5월 주문했던 50만셀 분량의 소재⋅부품은 6월 반입을 앞두고 전량 취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일부 협력사들은 자재 반입을 위한 항공편까지 마련해 둔 상황에서 이를 해약하기도 했다.


앞서 시안 공장에는 전기차 배터리용으로 약 90만셀의 재고가 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 되는데, 최근 한 국내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자에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SDI 협력사 관계자는 “연말까지 시안 공장으로 들어가는 소재⋅부품 주문은 없는 상태”라며 “사드 등 외교 문제로 보조금 사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가동률이 올라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최근 방중, 먀오웨이 공업정보화 부장과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문제를 협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지난 3월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이 방중, 먀오웨이 공업정보화 부장과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보조금 문제를 협의했다. 그러나 이후 사드 등 외교 마찰이 빚어지면서 아직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은 재개되지 못했다. /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헝가리 공장 진출 계획 1년 연기



시안 공장의 낮은 가동률은 삼성SDI의 첫 유럽 자동차 배터리 공장인 헝가리 공장 양산 시기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초만 해도 삼성SDI는 설비 및 소재⋅부품 협력사들에게 2017년 하반기 동반 진출을 타진했으나, 최근 2018년 하반기 양산을 공식화했다. 헝가리 공장 진출 시기가 1년 정도 연기된 것이다. 삼성SDI는 유럽 외 북미 지역에도 추가로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신설을 추진 중이데 이 계획 역시 순연될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헝가리 공장 양산 가동 시기가 1년 연기된 것 역시 중국 시안 공장의 낮은 가동률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중국 공장과 헝가리 공장의 목표 시장이 다르지만, 첫 해외 공장 가동률이 바닥을 기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장을 건설하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당초 내년 연말을 전후해 헝가리 공장에서 BMW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었던 삼성SDI는 한동안 울산 공장에서 ‘I3’⋅’i8’용 배터리를 공급해야 할 상황이다. 울산 공장에서는 현재 독일 폴크스바겐에 공급되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28암페어(A) 배터리가 월 60만셀, BMW 전기차(EV)용 94A 배터리가 월 30만셀씩 생산 중이다. BMW PHEV용 26A 배터리도 월 50만~60만셀 정도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BMW i3. 삼성SDI가 생산한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BMW 제공



그러나 전기차용 배터리는 무게가 수백kg에 달해 원거리 이송시 수익성이 크게 낮아진다. BMW 순수전기차인 i3에 탑재되는 배터리 무게만 235kg이다. 삼성SDI가 중국⋅유럽⋅북미 등 완성차 공장이 있는 대륙마다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신설하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SDI 배터리 사업은 2017년 하반기 흑자 전환이 점쳐졌으나, 중국 보조금 중단 사태와 헝가리 공장 가동 지연 탓에 2018년 하반기 흑자 전환도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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