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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기반으로 리튬이온 2차 전지 시장까지 장악하고 있다. 

 

올해 중국 로컬 배터리 업체들 생산능력 확대 규모는 19.4GWh로 예상된다. 올해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14.6GWh 수준임을 감안하면 공급과잉 우려도 제기된다. 

 

중국 전기차 특수를 기대하던 국내 2차 전지 업체로서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의 물량 공세로 녹록지 않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전기 버스 화재 사건을 계기로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없애고, 관련 규제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내 전기버스뿐 아니라 전기 승용차에도 삼원계 배터리가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삼원계 배터리는 국내 리튬이온 전지 업체들이 주로 생산하는 방식이다. 

 

중국 정부가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자국 배터리 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올 들어 국내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시장 영향으로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일각에서는 중국 정부가 에너지 밀도가 높은 삼원계 배터리에 보조금을 다시 집행할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당장 삼원계 배터리에 우호적인 쪽으로 방향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중국 정부는 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칼날을 들이댔는가

 

 

중국 로컬 배터리 업체들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기반 제품을 주로 생산한다. 삼원계(NCM, NCA) 방식에 비해 에너지 밀도는 떨어지지지만, 안정성 및 수명 측면에서 장점이 많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안정성 및 안전성을 높이려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의 BMS 설계 능력은 한국 등 선진국 업체 대비 크게 떨어진다. 

 

지난 1월 중국 전기 버스에서 화재가 난 것도 로컬 배터리 업체가 품질 수준이 떨어지는 원계 배터리를 공급한 탓이다. 

 

중국 정부는 이를 계기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칼을 빼 들었다. 단순 보조금 삭감뿐 아니라 안전성 검증을 이유로 규제 강도를 높였다. 명분은 자국 국민 안전이지만, 최종적인 목적은 한국 등 해외 배터리 업체들을 억누르는 것이었다. 

 

결국 LFP 기반 배터리를 제조하는 자국 기업이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중국 정부가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 보조금 지원을 재개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KIPOST가 정밀 조사한 결과,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에는 산업적인 이슈뿐 아니라 정치적인 문제도 걸려있다. 

 

현재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 관련 배합 특허는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 특히 안정성이 높고, 에너지 밀도도 충분한 NCM 양극재가 핵심이다. 

 

NCM 양극재 원료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33% 섞고 1%의 리튬 및 첨가물을 넣어 만든다. 이 배합 특허를 미국 3M과 아르곤인터내셔널 두 업체가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3M은 외부에 배합 라이선스를 하지 않는 만큼 아르곤인터내셔널 특허 사용권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 

 

현재 아르곤인터내셔널은 LG화학(셀), 삼성SDI 자회사 STM(양극재), 바스프(양극재), GM(전기차 완제품) 등 몇몇 업체에만 특허 사용 허가권을 주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르곤인터내셔널은 미국 정부가 대주주인 국책 연구소 형태다.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 수준이 높아져도 향후 특허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전기차와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을 동시에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로서는 향후 미국에 목덜미를 잡힐 수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전기차 수요 시장을 무기로 미국에 유리한 협상권을 얻어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당장 삼원계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해 힘을 키워주는 것보다는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LFP 기반 배터리 저변을 넓혀 놓는게 유리하다. 

 

중국 정부가 삼원계 배터리 보조금을 연내 재개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중국 BYD 전기차 / BYD 홈페이지

 

 

 

중국 전기차 시장 주도권 더욱 강화한다

 

 

중국은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올해뿐 아니라 내년에도 중국 내 전기차 수요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34만대로 전년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관용차 전기차 전환, 민간차량 번호판 지원 등 강력한 정부정책과 보조금 덕분이다. 

 

올해와 내년 중국 내 전기차 판매량은 각각 54만대, 76만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차 확대로 배터리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수요는 전년보다 54% 늘어난 14.6GWh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46% 성장한 21.3GWh로 관측된다.

 

세계적으로 자동차 생산국 중 중국만 전기차 확산에 적극적이다. 대다수 선진국들은 외부 발표와 달리 실제로는 전기차에 소극적이다. 충전 인프라를 대대적으로 깔아야 하고, 전기차가 고가여서 막대한 투자비와 보조금이 부담스러운 탓이다.

 

이면에는 엔진∙변속기 등 내연기관 파워트레인에 대한 기술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이유가 크다.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산업은 고용 유발 효과가 커 선진국 입장에서는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정책을 강화해야 할 유인이 크다. 우선 석유 등 화석연료 의존도가 너무 높다. 

 

중국 주요 대도시는 미세 먼지나 배기가스로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다. 전기차 비중을 높이면 환경 문제를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엔진∙변속기 등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선진국 업체와 파워트레인 기술 격차를 줄이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파워트레인은 오랜 경험과 노하우에서 비롯되는 아날로그 기술의 집합체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기차로 시장을 전환하면 보다 빠른 시간에 자동차 산업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브라운관 TV 시장에서 절대 강자였던 소니가 LCD 시대로 접어들면서 삼성전자에 추격당한 것처럼 말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에 비해 후방 공급망이 단순하고, 기술도 간단한 편이다.

 

 

 

 

 

▲ 중국 내 배터리 종류별 생산 전망 /중국 공신부 제공

 

 

 

한국 배터리 업체, 중국 시장에서 기회 잡으려면 전략 중요

 

 

중국 내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 중국 로컬 업체들의 생산능력 확대 움직임이 너무 빠르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 로컬 배터리 업체들의 생산능력 투자 규모는 19.4GWh로 예상된다. 이 중 70~80%가 LFP 양극재 기반 배터리다. 중국 정부가 당장 삼원계 배터리 수요를 크게 늘릴 가능성이 낮다는 반증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도 삼원계 배터리를 전기차에 적용할 수밖에 없다. LFP 기반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 밀도가 낮아 너무 무겁다. 다만 자국 배터리 업체들의 기술력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오고, 특허 사용권 등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된 시점부터 삼원계 배터리를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로컬 기업 중에도 빠른 속도로 삼원계 배터리 기술 수준을 높이는 다크호스가 등장하고 있다. 애플에 아이폰용 배터리를 납품해 온 ATL이 대표적이다. ATL은 지난해 200Wh/kg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 NCM 기반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다. 리센(Lishen)도 200Wh/kg의 NCM 기반 배터리를 상업화 가능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기회를 잡으려면 전략적인 판단이 중요한 시점이다. 

 

NCM 기반 배터리 에너질 밀도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테슬라 등 선두 전기차 업체와 공동 개발을 진행하면서 셀 기술뿐 아니라 BMS 설계를 고도화해야 한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 기술 격차를 벌리려면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는 수밖에 없다. 지금처럼 NCM 양극재 기반 제품뿐 아니라 NCA 기반 제품도 개발해야 한다. 

 

배터리 타입도 캔∙파우치∙원통형 등으로 다각화해 어떤 전기차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 완성차 업체와 협력을 강화해 보가 강력한 글로벌 파트너십을 맺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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