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리튬이온 전지 성능을 끌어올릴 열쇠로 전해액 첨가제가 급부상하고 있다. 


리튬이온 전지는 크게 양극재⋅음극재⋅분리막⋅전해액 4대 소재로 구분된다. 그동안 LG화학⋅삼성SDI 등 리튬이온 배터리 업체들은 양극재⋅분리막 소재에 연구개발(R&D) 무게 중심을 뒀다. 음극재와 마찬가지로 전해액 개선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전기차 업체들이 배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양극재⋅음극재 비율을 높이는 대신 전해액 비율을 줄이면서 고성능 첨가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전기차 리튬이온전지 안정성, 전해액 첨가제에 달렸다


전해액은 리튬이온이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매체다. 


이온 전도도가 높아야 한고, 전극에 대한 화학적 전기화학적 안정성이 높아야 한다. 최근에는 열적 안정성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도 요구된다. 


전해액은 리튬염⋅유기용매⋅첨가제로 구성된다. 리튬염은 배터리에 리튬이온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육불화인산리튬(LiPF6)가 사실상 업계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스텔라케미파⋅칸토덴카⋅모리화케미칼 등 일본 업체들이 세계 시장 70% 이상 차지하고 있다. 사실상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일본 소재 업체들을 넘어서기 위해 국내 화학 소재업체들의 국산화 노력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2009년 국내 기업 후성도 국산화에 성공해 일부 생산 중이다.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화학소재 업체 솔브레인도 국산화했다.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에는 LiPF6가 개당 2~5g 밖에 쓰이지 않지만, 전기차에는 대당 3~5kg에 이른다.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되면 시장 내 기업들의 경쟁 구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양산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기업들이 충분히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유기 용매는 상대적으로 생산하기 쉬워 여러 업체들이 난립해 부가가치가 낮다. 아직 유기 용매 국산화 움직임은 그리 활발하지 않다. 


국내 업체들은 유기 용매 등 가격 경쟁이 치열한 쪽보다는 고성능 첨가제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집중하고 있다. 


첨가제는 전력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화학 현상으로 리튬이온전지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한다. 양⋅음극재 피막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충⋅방전을 계속하면 전해질은 환원 분해되고, 음극인 흑연은 박리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전지 수명 감소 및 안정성에 영향을 미친다. 난연 기능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국내 파낙스이텍, 솔브레인, 천보, LG화학, 후성 등이 국산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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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DI가 출시한 고용량 전기차 배터리 셀 /자료: 삼성SDI 제공



국내 화학 소재 업체들, 전기차용 전해액 시장 공략 박차


전기차 시장 성장으로 중대형 리튬이온 전지용 전해액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화학 소재 기업들은 R&D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면서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용 화학 소재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통상 전해액은 리튬이온 전지 업체와 공동 개발한다.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용 전해액은 3~4개월에도 충분히 개발할 수 있지만, 전기차용 중대형 제품은 1년 이상 걸린다. 안전 및 안정성 확보를 위한 품질과 테스트가 그 만큼 까다롭다.


삼성SDI⋅LG화학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의지만 있다면 전해액 핵심 소재 국산화도 먼 이야기만은 아니다. 

 

이미 주목할 만한 소재 업체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화학 소재 사업이 주력인 솔브레인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현재 삼성SDI 소형 배터리에 40% 비중의 전해액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해액 육불화인산리튬염(LiPF6)을 내재화했다. 향후 전기차 배터리용 전해액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미국에 현지 공장을 보유한 만큼 테슬라 기가 팩토리 프로젝트 등이 본격화될 경우 본격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후성은 2009년 국산화에 성공해 2차 전지 전해액 첨가제를 상업화했다. 올해 2차 전지 전해액 매출은 300억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의 15%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까지 2차 전지 전해액 사업은 적자의 주요 원인이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추세다. 


전해액용 화학 소재 외 새로운 특수 소재 시장도 나타나고 있다. 상아프론테크는 특수 플라스틱 기술로 전기차 배터리 전해액 누수 방지 제품을 만든다. 플라스틱 원료에 불소수지를 첨가해 높연 내열성과 강도를 구현했다.


반도체⋅의료용 플라스틱도 생산할 정도로 특정 분야에서 나름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 업체는삼성SDI 각형 배터리에 불소 수지 플라스틱으로 만든 캡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30억원 매출을 달성했고, 올해는 45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상아프론테크 전기차 관련 매출은 지난해 115억원, 올해 160억원, 내년 250억원 수준으로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배터리 전해액이 누수될 경우 폭발 위험이 있다. 열과 충격에 강한 플라스틱 소재가 필요하다. 품질 검증이 까다로워 당분간 경쟁사들이 쉽게 진입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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