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국내 자동차용 2차전지 생산라인을 현 4개에서 2~3년 안에 11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BMW, 크라이슬러, 포드,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로부터 배터리 수주가 늘면서 현 설비만으로는 생산량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양산을 시작한 중국 서안 공장 역시 내년 4월 1개 라인을 증설하기로 했다.



국내 라인 11개, 월 EV⋅PHEV 3만3000대분으로 확충


현재 삼성SDI 사업장 중 자동차용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곳은 울산공장과 중국 서안 공장이다.


울산 공장에는 전기차(EV)용 배터리 라인 3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배터리 라인 1개가 가동 중이다. EV용 배터리와 PHEV용 배터리의 차이는 용량이다. 현재 EV용 배터리로는 60암페어(Ah), PHEV용으로는 26Ah 혹은 28Ah 배터리가 쓰인다. 


라인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통상 1개 라인에서는 월 30만 셀 정도의 배터리를 생산한다. 


배터리 30만 셀은 EV나 PHEV 3000대에 장착할 수 있는 양이다. 현재 울산 공장에서만 월 1만2000대분의 EV⋅PHEV용 배터리가 생산되는 셈이다.


삼성SDI는 향후 2~3년 안에 국내 배터리 라인을 총 11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단순 계산상으로 국내서만 월 330만셀, 3만3000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셀 제품

▲삼성SDI가 생산한 자동차용 배터리. 삼성SDI는 최근 늘어난 수주량을 맞추기 위해 국내 배터리 생산 라인 확충에 들어간다. /자료=삼성SDI


이를 위해 후보지를 물색 중인데, 지난해 7월 생산을 중단한 충남 천안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 라인을 정리하고 배터리 라인을 설치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천안 PDP 공장 옆에는 현재 노트북⋅스마트폰용 소형 전지 생산라인이 가동 중이다. 향후 소재⋅부품 수급에도 유리해 최적 입지라는 판단이다.



중국 서안 공장, 내년 4월 1개 라인 추가


국내 사업장과는 별도로 최근 양산을 시작한 중국 서안 공장 역시 라인 확장에 들어간다. 


서안에는 현재 EV용 배터리 1개 라인이 설치돼 있는데 내년 4월까지 EV⋅PHEV용 배터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겸용 라인을 1개 추가한다는 방침이다. EV와 PHEV용 라인을 각각 설치해 총 2개 라인을 한번에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인데, 중국 시장 수주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결정키로 했다.


삼성SDI가 자동차용 배터리 생산 라인을 이처럼 공격적으로 증설하는 것은 최근 2~3년 새 글로벌 자동차  업체로부터의 수주량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통상 자동차 업체들과 배터리 공동 개발에 착수하면 실제 양산까지 2~3년 정도 걸리는데, 그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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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 BMW ‘i3’. /자료=BMW


삼성SDI는 올해 초 독일 아우디와도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용 배터리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하는 등 향후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비록 원통형 소형 전지를 공급하지만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에도 오는 10월부터 배터리 공급 개시가 유력하다.


한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의 전자 사업 중 거의 유일하게 꾸준한 투자가 이뤄지는 분야가 자동차용 전지”라며 “최근 삼성SDI의 수주량이 늘고 있어 향후 유럽 시장을 겨냥한 배터리 라인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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