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파운드리 기업 SMIC가 ASML로 부터 1대의 극자외선(EUV) 광각장비를 구매한다.
이주 중국 언론은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언론을 인용해 이같은 소식을 전하며 구매 가격은 1.2억 달러(약 1297억 원)라고 전했다. 이 금액은 지난해 SMIC의 연간 순이익인 1.264억 달러에 상당하는 금액이라는 점이 업계의 관심을 모았다.
이 장비는 내년 초 납품될 예정이다. 고급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핵심 장비인 만큼 이번 구매가 이뤄질 경우 중국의 자체 반도체 생산에 추진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했다. 아직 SMIC는 파운드리 시장의 선두 기업에 비해 2~3세대 뒤진 기술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텔, 삼성전자와 TSMC를 비롯한 글로벌 반도체 선두 기업이 모두 유사 장비를 구매한 만큼 보다 빨리 추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TSMC, 인텔, 삼성전자는 이미 ASML로부터 많은 EUV 장비를 구매해왔다. 중국 언론 왕이커지 등에 따르면 TSMC의 경우 올해 10대의 장비를 구매했으며 삼성전자는 6대의 EUV 장비를, 인텔의 경우 올해 3대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글로벌파운드리의 경우 1대를 구매했다.
▲중국 SMIC가 ASML의 EUV 장비를 발주했다. /ASML 제공
ASML은 4월 중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20대의 EUV 장비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인 구매자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SMIC의 장비는 이미 4월에 예약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SMIC가 이 비싼 장비를 구매할 때 중국 정부로부터 자금 조달을 받았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장비 가격이 순이익 규모에 상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심화하면서 자체 반도체 기술력 배양에 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ASML 측은 이같은 주문의 사실 여부에 대해 확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닛케이아시안리뷰 등 언론에 따르면 네덜란드가 중국으로 광각 장비를 판매할 수 없다는 소문에 대해 ASML 대변인은 “회사는 중국 고객을 비롯한 모든 글로벌 고객을 평등하게 대우한다”며 “바세나르 협정에 근거해 중국 고객에 EUV 광각장비를 제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