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3차원(D) 낸드플래시(V낸드) 생산라인을 투자, 내년부터 낸드 생산량을 웨이퍼 약 10만장 늘린다고 발표했다. ▶2018.3.28일자 '삼성전자, 중국 시안에 V낸드 생산 제2라인 삽떠


공급과잉 우려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같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삼성전자가 지난 28일(현지 시각) 중국 시안에서 제2라인 기공식을 가졌다./삼성전자



프리미엄 SSD 수요, 삼성전자에 쏠리다

 

이번 투자는 IT기업들이 대용량·저전력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주문을 삼성전자에 쏟아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한재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직접 “10TB 이상 초고용량 SSD 수요 확대”를 언급하기도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요를 미리 예측해 선행 투자를 하기도 하지만 최근에는 향후 1~2년치 메모리 주문이 미리 들어온다”고 언급했다.


메모리 제조사 중 안정적으로 프리미엄 SSD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삼성전자밖에 없다. 다른 경쟁사들은 고층 낸드는 고사하고 3D낸드 자체를 양산하는 데 애를 먹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이미 전체 낸드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이 64단 제품이다.


▲낸드 제조사의 지난해 분기별 시장 점유율 추이./Statista, KIPOST


속도나 전력 소모량 면에서도 스토리지에 삼성 SSD를 채택하는 게 여러모로 이득이다. 지난달 삼성이 발표한 30.72TB SAS(Serial Attached SCSI) SSD는 시스템LSI에서 개발한 컨트롤러와 4GB D램 패키지 10개가 들어갔다. 삼성전자 D램은 세계 최고 속도와 최저전력 소모량을 자랑한다. 


반면 국내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72단 낸드 수율을 50%도 확보하지 못했다. 마이크론 또한 64단 낸드 수율이 연말에서야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전망이다. 도시바·웨스턴디지털(WD)도 64단 낸드를 양산 중이지만 아직 생산량이 많지 않다.


전체 낸드플래시 수급 상황과 프리미엄의 기업간 직거래 시장은 간극이 있다. 시장 현물거래 가격(Spot price)에 변동이 있더라도 프리미엄 시장은 영향을 덜 받는다. 



삼성, 프리미엄 3D낸드 비중 80% 이상


▲지난해 각 사 낸드 생산량과 3D 낸드의 비중./업계 취합, KIPOST


삼성전자 시안 공장 제2라인의 생산량은 300㎜ 웨이퍼 기준 월 9~10만장으로, 연내 개발 완료할 96단으로 채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단위면적당 최대한 많은 용량을 확보하면 자연스럽게 가격 경쟁력도 생긴다. 몰려드는 주문을 소화하면서 고객의 신뢰성을 얻는 한편 이익도 극대화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낸드플래시 수급 조절을 할 유인이 크지 않다. 



범용 낸드는 공급 과잉일까



현재 낸드 시장의 수요를 이끄는 것은 프리미엄 낸드가 탑재되는 서버, 기업(엔터프라이즈)용 SSD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2025년 전 세계 데이터 총량이 지금보다 10배 증가한 164제타바이트(ZB)에 달할 것이라 내다봤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의 등장으로 전 세계 데이터 총량은 오는 2025년 165ZB에 이를 전망이다./시게이트


공급 과잉 우려가 있었던 범용 낸드도 수요가 견조하다. 일반 소비자용 SSD, 모바일 기기 등 전방 시장의 수요는 다소 침체됐지만 메모리 제조사들이 2D 낸드 생산라인을 더이상 늘리지 않고, 3D낸드 라인에 투자하면서 공급량이 조절되고 있다.


낸드플래시 범용 제품 '128Gb 16Gx8 멀티레벨셀(MLC)'의 평균 계약가격도 지난해 12월 말부터 5.6달러에서 유지 중이다.


중국 메모리 업계가 본격적으로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공급이 늘어나지 않는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범용 낸드플래시 가격도 큰 폭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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