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용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장 사장이 3년만에 회사를 떠난다.

SK는 지난 2013년 하이닉스 인수 후 반도체를 글로벌 사업의 전진기지로 활용해왔다. 삼성 출신 전문가를 영입해 제조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준 바 있다.

 

▲SK하이닉스블로그 제공.

9일 업계에 따르면 오세용 사장이 최근 SK하이닉스에서 퇴임하는 것으로 결정났다.

 

오 사장은 지난 2013년 SK그룹이 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모셔갔던’ 인물이다. 삼성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핵심 인재에게 주는 ‘삼성 펠로우’ 출신으로, 반도체 제조⋅패키지 전문가로 꼽힌다.

 

▲오세용 SK하이닉스 제조기술부문장./ SK하이닉스 제공

그동안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에 비해 투자가 늦어지긴 했지만 3차원(3D) 낸드플래시, 모바일 D램 양산 개발 등에서 큰 실책이 없었던만큼 이번 사임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맨, SK하이닉스 떠나는 이유 


지난해 말 서광벽 미래전략기술총괄 사장이 부임한지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퇴임했다. 그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부사장 출신으로, SK하이닉스의 시스템반도체 확대 전략의 핵심 인물로 꼽혔다. 이후 SK하이닉스 시스템반도체 사업은 실제로 별다른 진척을 보여주지 못했다.

 

서 사장이 SK를 떠나던 당시 내부 의견 충돌이 있었다는 평가가 회사 안팎에서 나왔다. 특히 삼성출신 고위직군과 기존 하이닉스 출신 임직원간 의사 소통 문제가 자주 거론됐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삼성출신 임형규 SK 수펙수추구협의회 ICT 기술성장 위원장(부회장)을 영입해 삼성 출신들에 힘이 실리는 듯 했지만, 경쟁사 출신이 조직에 융화되기는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임형규 SK 수펙스추구협의회 ICT 기술성장 위원장./ SK하이닉스 제공.

임 부회장과 오 사장, 서 사장의 스타일도 다소 차이가 있다. SK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에 방점을 두는 임 부회장과 효율화를 추구하는 사장들과 잘 맞지 않은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오세용 사장은 조직내에서 소신발언을 서슴치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제조기술부문장은 누구?


오세용 사장이 물러난 이후 차기 SK하이닉스의 제조를 맡을 인물로는 김동균 환경안전본부장(부사장)이 꼽힌다. 지난 1985년 현대전자로 입사한 정통 하이닉스 출신에, 오 사장 영입 전 팹(FAB) 제조본부장을 지냈다.

 

전무급에서는 김진웅 낸드개발본부장, 이상선 청주팹센터장 등이 제조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삼성 출신 외부 인사를 다시 물색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반도체 제조의 달인’이라 불리는 김재욱 전 삼성LED 사장 등 재야의 고수들을 한번 더 영입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에는 또다른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예상 매출액이 18조9738억원으로 지난해에비해 약 10%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이익은 5조4655억원을 거둬 약 6% 증가해 4년 연속 호실적을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내년이 변곡점이다. D램 가격 하락에 중국이 또다시 치킨게임을 예고하고 있어 SK로서는 빠른 방향 전환과 투자가 필요한 시기다. 이 때문에 새로운 인물을 고르기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아직 인사 발표가 나기 전이라 사임 또는 후임에 대한 어떤 것도 확정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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