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폐막한 ‘세미콘코리아 2017’에서는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반도체 후방산업 업체들의 모습이 돋보였다. 올들어 낸드플래시 주도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호전되면서 모처럼만의 투자사이클이 도래할 전망이다. 업체들은 이를 기회로 새로운 고객사를 확보하고, 신사업 추진을 본격화한다는 목표다.

 

엠케이프리시젼의 반도체장비용 유량조절제어기.(사진=엠케이프리시젼)

엠케이프리시젼은 기존에 전량 수입되던 반도체 장비 부품을 국산화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이 업체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반도체장비용 유량조절제어기를 생산한다. 유량조절제어기는 반도체 제조에 들어가는 가스를 일정한 압력으로 공급하는 장치다. 제품 출시 이후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오는 3분기에는 건식식각장비(드라이에처)용 유량조절제어기도 출시한다. 건식식각장비는 다른 장비들보다 더 민감해 기존 유량조절제어기가 적용되지 못했다. 신제품은 외부 온도 차로 발생하는 미세한 압력 차이를 확인하고 조절해 건식식각장비 부품으로 적합하다.

원익IPS는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봉지장비 시장에 도전한다. 플렉서블 OLED는 봉지층으로 무기물과 유기물을 번갈아 적층하는데, 원익IPS 장비는 무기물을 증착하는 장비를 개발했다. 기존 OLED용 무기물 봉지 장비는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가 석권한 시장이다.

지난 8일부터 사흘간 열린 세미콘코리아2017이 오늘 폐막한다.(사진=SEMI)

반도체 장비용 진공밸브 기업인 일본 브이텍스(V-TEX)는 압력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이 장치는 반도체 공정 중 챔버의 압력이 변할 때 발생하는 진동을 최소화한다. 급속한 압력변화로 챔버 내의 파티클이 날려 수율 저하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를 조절한다. 브이텍스는 이 제품을 7년 전 개발해 한 장비업체에만 독점 납품해왔다. 해당 제품을 양사가 공동 개발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세미콘코리아에서는 해당 파트너사의 동의 하에 개량을 거쳐 제품을 공개했다.

기존 업체들이 미처 도전하지 못했던 분야를 개척한 곳도 있다. 독일 장비기업 LPKF는 유리관통전극(Through Glass Via) 인터포저 가공장비를 앞세워 세미콘코리아에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글래스웨이퍼 가공은 기술적 난이도가 높아 실현하지 못했던 분야다. 글래스웨이퍼는 기존 실리콘웨이퍼에 비해 전기 손실이 적고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어 이전부터 주목받아 왔지만, 공정의 어려움과 수율 문제 탓에 반도체 분야에 거의 적용되지 않고 있다. 노재헌 LPKF코리아 부사장은 “LPKF의 이번 TGV 가공장비로 차세대 반도체 공정 장비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세미콘코리아2017에는 사흘간 총 약 4만명이 관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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