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M과 인텔이 동맹을 맺는다?

 

ARM에 밀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에서 체면을 구긴 인텔이 오히려 ARM과 손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자존심은 한 수 접은 것처럼 보인다.

 

ARM(대표 사이먼 시거스)은 16일(현지시각)  자사 블로그 '커넥티비티커뮤니티'를 통해 자사 시스템온칩(SoC)이 인텔 10나노미터(nm) 공정에 쓰인다고 밝혔다.(KIPOST 8월 22일자 'LG-인텔 14나노 시스템반도체 협력' 참조)

 

같은 날 인텔은 '인텔개발자포럼(IDF) 2016'에서 LG전자와 10nm 파운드리 계약을 발표하면서 ARM 플랫폼 기반임을 알렸다.

 

인텔이 파운드리에 쓰는 플랫폼은 '아티산(Artisan)' 물리IP(피지컬 IP)다. 물리IP는 ARM 코어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하는 칩을 생산하기 위한 설계자산(지식재산)이다. 모바일 AP나 생활가전용 반도체를 제조할 때 주로 쓰인다. 

 

ARM 관계자는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이 모두 아티산 플랫폼을 사용하게 됐다"며 "피지컬 IP의 표준이 됐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사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 초기부터 ARM과 협력을 해왔다. 지난 2013년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뒤 꾸준히 반도체 설계(팹리스) 업체들의 요구에 따라 미세공정에 ARM IP를 활용해왔다. 

 

인텔이 보유한 14ㆍ10nm 공정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모바일 AP 등 특정 제품 생산에 한정돼 있는데, 모바일 AP 코어프로세서 시장의 90%를 장악한 ARM을 배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앞으로 두 회사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질 전망이다. 인텔은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가상현실(VR) 등을 주목하고 있다. 저전력 코어프로세서 기반의 칩이 다량으로 쓰이는 분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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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크르자니크 인텔 CEO가 'IDF2016'에서 개막연설을 하고 있다. /인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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