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반도체 역시 올해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유럽 반도체 업체들이 좋은 실적을 내고 있어 주목된다. 

 

▲차량용 반도체 적용 분야. /교보증권 리서치센터 제공

퀄컴,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관련 부품으로 호황을 누리던 업체들의 성장세가 주춤한 반면 자동차 등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한 NXP, 인피니언 등은 매출액이 증가했다.

 


▲유럽 반도체 기업 1분기 매출액 증감. /각사 실적발표 취합

NXP는 프리스케일 인수, 차량용 반도체 시장 성장에 힘입어 지난 1분기 작년 동분기보다 28% 성장했다. 지난 2012년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경쟁이 치열해지고, 스마트폰 시장 역시 애플과 삼성 2강 구도가 되면서 NXP는 일찌감치 이 시장에서 빠져나왔다. ST마이크로와 모바일 프로세서를 개발하기 위해 설립한 ST-NXP와이어리스와 에릭슨모바일플랫폼이 합병해 만든 ST에릭슨은 2012년 말 정리됐다.

 

이후 근거리무선통신(NFC), IC카드칩, 산업용 반도체에 주력했다. 프리스케일을 인수해 차량 자율주행칩 등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ST마이크로는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다소 감소했지만 올해 연간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개선될 전망이다. 카를로 보조티 ST마이크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보다 1분기 실적이 소폭 낮지만 연간 실적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반도체 매출액 비중이 50%를 넘었고, 사물인터넷(IoT) 덕에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수요도 점점 늘고있기 때문이다. 

 

인피니언 역시 차량ㆍIoT 덕에 전년 동기 대비 8% 성장했다. 절연게이트양극성트랜지스터(IGBT) 등 전력 반도체는 중국 업체들의 가격 공세에도 불구하고 인피니언이 8년 연속 매출액 1위를 하는 분야다. 

 

보쉬도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센서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 업체와 밀착 연구개발(R&D)이 가능하고 자사 내부시장(캡티브마켓)이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고부가가치ㆍ미래 시장 중심 사업 재편



유럽 반도체 업체의 특징은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끝없이 재편한다는데 있다. 세 회사 모두 반도체 업계 가장 큰 시장으로 꼽던 모바일 AP 시장에서 빨리 손을 뗐다.

 

대신 NXP는 NFC 시장에 가장 먼저 진출해 선점 효과를 누렸고, ST마이크로와 인피니언은 자동차로 눈을 돌렸다. 차량에 탑재되는 반도체 수가 늘어나면서 이 분야 사업도 자연스럽게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지금에서야 자동차 시장에 진입하기 시작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글로벌 반도체 설계자산(IP) 업체 관계자는 "최근 유럽 반도체 업체들 분위기가 좋다"며 "스마트폰 시대가 저물면서 유럽이 다시 반도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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