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대국올해와 내년에만 반도체 외주생산(파운드리) 팹을 4곳을 신설할 전망이다. 파운드리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함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사업이라 중국과의 직접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대표 조현대)는 10일 '세계 팹 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와 내년 전세계 19곳에서 신규 반도체 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이 중 중국에만 10 곳이 몰려 있고, 삼성전자와 경쟁하는 파운드리는 4곳이나 신설 또는 증설된다.  

 

     ▲2016ㆍ2017 신규 팹 및 라인 투자 전망. /SEMI 제공

지난해와 올해 반도체 투자는 주춤한 상황이지만 연말부터는 활기를 띨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대비 팹 투자 비용이 1.5% 늘어나고, 내년에는 올해보다 13% 증가할 예정이다. 3D낸드플래시와 10나노미터(nm) 공정 파운드리 투자 덕분에 올해 투자액은 360억달러(약 41조9581억원), 내년은 407억달러(약 47조4358억원)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300mm(12인치)는 12곳, 200mm(8인치)는 4곳, 발광다이오드(LED)는 3곳이다. LED를 제외한 300mm 웨이퍼 월별 생산량(WSPM)은 올해 21만장, 내년 33만장으로 기대했다.

 

전세계적으로 반도체 팹 투자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한국은 삼성전자가 올해 연말 즈음 낸드플래시 팹을 증설할 것이라는 전망 외에는 뚜렷한 신규 투자 건이 보이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분기 경기도 이천에 새로 짓는 'M14' 라인은 클린룸(Clean Room) 구축만 하고 실제 가동은 내년 이후로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연말 양산을 시작할 삼성전자 10nm 팹은 이미 라인이 어느정도 구축된 상태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 터치센서칩 등 삼성전자 파운드리 생산 물량은 20~60nm대 이하 공정으로 이전해 삼성전자는 구(舊) 공정은 오히려 비워진다. 

 

중국이 투자하는 신규 팹은 삼성전자 메모리와 14nmㆍ10nm 첨단 공정과는 격차가 있지만 구공정 파운드리와는 직접 경쟁한다.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분야는 중국이 오히려 한국에 비해 앞설 전망이다. 인천 송도에 있던 유일한 MEMS 공장인 지멤스가 지난해 경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청산했다.

 

중저가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물량 공세가 이어지면 국내 반도체 산업은 직접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반도체 장비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구축하는 반도체 팹은 컨설팅 업체들이나 글로벌 장비 업체들이 중간에서 역할을 한다"며 "한국이나 대만 등 선진 공정을 그대로 따다 붙여 빠른 시간 안에 세팅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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