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부족 IGBT 및 MOSFET 생산키로… CIS는 12인치로

삼성전자가 8인치 외주생산(Foundry) 생산량을 10만장  늘리고 전력 반도체 위주로 아이템을 확대개편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8인치 생산 라인에 보완 투자를 집행, 생산량을 월 웨이퍼 투입량 기준 20만장에서 30만장 수준으로 확장하기로 했다. 장비 투자로 3~5만 장 정도를 늘리고, 생산 품목을 조정해 라인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절연 게이트 양극성 트랜지스터(IGBT) 및 산화막 반도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MOSFET) 등 전력 소자 파운드리 서비스도 시작하기로 했다.


8인치 주문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상보성금속산화물반도체(CMOS) 이미지센서(CIS) 물량은 화성 12인치 생산 라인이나 TSMC, SMIC 등 타사로 보내기로 했다.



생산 품목 어떻게 정리하나… ‘공급 부족’ 전력 반도체 선택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파운드리 사업부 분할 후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서비스 제공 및 전담 디자인하우스를 선정하는 등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본격화했다. 


▲현재 삼성전자 8인치 파운드리 생산 품목 현황./삼성전자, KIPOST 정리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수요 폭증으로 삼성전자의 8인치 팹 가동률은 거의 100%에 육박했다”며 “현재도 업체들이 줄을 서고 있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저화소 CIS 대신 전력관리반도체(PMIC)에 초접합(SJ·Super junction) MOSFET 및 IGBT 등 전력 반도체를 생산하기로 했다. 


SJ MOSFET과 IGBT는 시스템 내 반도체를 끄고 켜는 일종의 스위치로, SJ MOSFET은 600V~1000V 내압 기기에, IGBT는 600~1500V 기기에 주로 쓰인다.


두 제품 모두 인피니언, 르네사스, ST마이크로, 로옴 등 종합반도체업체(IDM)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지만, 이들은 최근 수년간 소량의 보완 투자만 해왔다. PC·TV 등 전방 시장이 악화되면서 한때 전력 MOSFET 시장 1위였던 페어차일드도 온세미컨덕터에 인수될 정도로 업황이 나빴기 때문이다. 


▲세계 전력 반도체 시장은 불과 2년 전 역성장할 정도로 업황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자동차·산업 시장에서의 수요 증가로 2020년에는 400억달러(45조 200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IHS마킷


전기차(EV)·하이브리드카(HEV) 및 신재생에너지의 등장과 산업 시장에서의 수요가 맞물리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차량용 인버터에는 IGBT가 필수로 들어가고, 가전·산업용 모터에는 전력 효율화를 위해 SJ MOSFET를 내장하는 경우가 늘었다.


수 나노(㎚)로 회로 선폭을 줄여 생산성을 높여온 로직(Logic) 반도체보다 상대적으로 투자 비용도 저렴하다. 크기를 줄일 수록 성능이 떨어져 주로 100나노(㎚), 130나노 공정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파운드리 업계 관계자는 “신생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고, IDM 업체들도 납기일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주문량이 밀려들자 파운드리 서비스를 찾고 있다”며 “특히 중국을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 ‘없어서 못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말했다. 



자체 전력 소자 생산 가능성도



삼성전자가 자체적으로 전력 소자를 생산할 가능성도 있다. 파운드리 서비스로 관련 설계·공정 자산(IP)과 납품 경험(reference)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계획을 제안, 주도한 것도 동부하이텍 출신인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 LSI 개발실장(부사장)으로 알려졌다. LSI 개발실은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이나 CIS, PMIC 등 아날로그 반도체 개발을 맡고 있다. 전력 반도체도 아날로그 반도체 중 하나다.


박 부사장은 LG반도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동부하이텍 등을 거친 인물로, 아날로그 반도체 분야에서 30여년의 경력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직(Logic) 반도체와 달리 아날로그 반도체는 각 사가 IP까지 자체 설계하는 경우가 많아 각 사의 노하우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가전이나 이동통신용 장비 등 자체 생산하고 있는 제품에만 넣어도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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