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Korea Industry Post(kipost.net] 반도체용 후공정 재료인 본딩와이어 시장에서 후발 업체가 사업을 종료하는 등 구조조정이 가속화되고 있다. 본딩와이어는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외산 업체들이 과점한 시장이었지만, 최근에는 오히려 국산 업체들이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최근 업체간 과당 경쟁 탓에 수익성이 저하되면서 소규모 업체들이 버티지 못하고 퇴출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반도체용 금 본딩와이어. /사진=헤라우스 홈페이지



대원산업, 본딩와이어 사업 종료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대원산업은 고객사들에게 본딩와이어 사업 종료 사실을 전달했다. 반도체용 부자재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전문업체인 대원산업은 지난 2014년 메탈사업부(본딩와이어⋅솔더볼)를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을 추진해왔다. 그러나 본딩와이어 시장 경쟁이 격화되고, 선발 업체들의 견제까지 더해지면서 지난달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앞서 지난 2012년 1월에는 일본 스미토모금속도 본딩와이어 시장에서 퇴출된 바 있다. 


스미토모금속에 이어 대원산업이 본딩와이어 시장에서 철수키로 함에 따라 향후 국내 시장은 엠케이전자와 희성금속⋅다나카귀금속(일본)⋅헤라우스(독일) 등 4개사 체제로 재편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만 놓고 보면 지난해 본딩와이어 시장 점유율은 엠케이전자가 51%, 희성금속이 14%, 나머지 업체들을 합쳐 35%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외국계 본딩와이어 업체 한 곳도 올해 연말을 끝으로 국내 시장 철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되면, 향후 국내 본딩와이어 시장은 3개사 과점 체제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용 본딩와이어는 1980년 말까지만 해도 80%를 수입에 의존했으나 앞으로는 국내 업체 두 곳을 필두로 외산 업체 한 곳이 경쟁하게 되는 완전 국산화 시장으로 변모할 수도 있다.



▲국내 반도체용 본딩와이어 시장점유율 현황.(단위 : %) /KIPOST



구조조정 마무리 수순



반도체용 본딩와이어 시장이 이처럼 단기간에 구조조정이 이뤄진 것은 원재료 의존도가 큰 반면, 경쟁 격화 탓에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기 때문이다.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칩과 리드프레임 사이를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재료다. 따라서 전기 전도도가 높고, 가공성도 좋은 금(Au)이 주 재료로 사용된다. 최근에는 원재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은(Ag)과 팔라듐⋅구리(PCC) 와이어 비중을 높이고 있지만, 여전히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에는 금을 주로 사용한다. 


지난 2015년 1트로이온스(Troy ounces=31.1그램) 당 1163달러였던 골드와이어용 금값은 2016년 1259달러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1315달러로 재차 상승했다. 


이에 비해 본딩와이어 완제품 가격은 지속 하락세다. 국내 1위 업체인 엠케이전자 2017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본딩와이어 내수 제품의 공급단가는 1km 당 25만9909원 수준이다. 2016년 28만9382원에서 1년 만에 10% 가격이 빠졌다. 


원재료 가격은 계속 오르는데, 판가가 하락하다 보니 업계 전반적으로 수익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국내 시장점유율이 50%가 넘는 엠케이전자의 지난해 영업이익(본사 기준)은 50억원으로, 매출 3383억원의 1.47%다. 업계 1위 업체가 간신히 적자를 모면하는 상황에서 2위 이하 업체들의 수익성은 사실상 적자 상태일 것으로 추정된다. 



▲반도체 패키지의 구조. 본딩와이어는 반도체 칩과 리드프레임을 연결한다. /자료=하이투자증권



따라서 최근의 업계 구조조정은 살아 남은 업체들에게는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지 주목된다. 소수 업체가 시장을 과점하면서 고객사와의 단가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반도체용 부재료인 리드프레임 역시 LG이노텍(옛 LG마이크론 사업부)⋅아큐텍 등이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최근 공급이 부족해진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만 리드프레임 선발업체들은 2분기부터 제품 가격을 10~15% 정도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골드와이어⋅리드프레임 등은 한동안 다수 업체가 난립했다가 최근 시장이 정리되어 가는 분위기”라며 “치킨게임이 끝난 뒤에 살아 남은 업체들은 과거 대비 높은 수익을 보장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