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사양이 상향 평준화 되고 ARM 코어를 어떻게 최적화하느냐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성능을 결정짓는 기준이 되면서 두뇌를 차별화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그래픽프로세서(GPU)로 옮겨가고 있다. 모바일 게이밍, 가상현실(VR) 등도 GPU 개발 붐을 이끄는 원동력이다.

 

▲엔비디아 그래픽 프로세서 / 엔비디아 홈페이지 캡처

 

 

GPU 개발 나선 삼성⋅LG 

 

삼성전자와  LG전자도 각각 GPU 차별화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미국 실리콘밸리 지사에 약 100여명의 인력을 두고 자체 GPU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코어프로세서, 말리(Mali) GPU는 물론 주요 버스(Bus)까지 ARM에 의존하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경쟁사와 AP를 차별화하기 쉽지 않다. 자사 파운드리가 14나노미터(nm) 공정 개발에 성공한 덕을 보긴 했지만 6개월 주기로 AP가 교체되는 주기상 안심할 수 없는 노릇이다. 무선사업부는 ‘갤럭시S6’에 자사 시스템LSI AP를 거의 대부분 탑재했지만 하반기 출시 모델인 노트5와 ‘갤럭시S6 엣지플러스’는 퀄컴 칩 비중을 절반 가까이 높였다. 

 

LG전자는 삼성전자에 비해 소극적이다. AP 개발팀인 CTO산하 SiC개발팀에 대한 지원이 안정적이지 않고, 상반기 DTV용 자체 GPU 개발을 준비하다 결국 외부소싱하는 쪽을 택했다. 

 

두 회사의 GPU 개발 시도는 애플이 이매지네이션 지분을 인수하면서 GPU 기술을 확보하고 퀄컴 역시 ATi의 모바일 GPU 사업부를 인수해 독자 GPU ‘아드레노’를 내놓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애플 AP에서 GPU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면적의 40% 가량, 퀄컴은 20~25% 정도다.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 GPU 판도 바꾸나

 

올해 말 출시될 GPU 사양 중 두드러지는 기술은 ‘레이트레이싱(Ray Tracing)’이다. 빛의 경로를 추적해 굴절, 반사, 회절, 감쇄 등을 일일이 표현해주는 기법을 말한다. 엔비디아가 주로 사용하는 싱글입력멀티출력(SIMD) 방식이 아닌 멀티입력멀티출력(MIMD)식으로 구현하거나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에 일일이 반영해 빛의 변화를 표현해낼 수 있다. 이매지네이션이 이미 칩 개발을 끝냈고, 내년 출시될  애플 신작 스마트폰에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이트레이싱은 그동안 대용량 메모리가 필요해 모바일로는 구현하기 힘든 기술로 평가받아왔다. 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이 기술을 지난 1996년 ‘토이스토리’에 처음 적용했을 때 레이트레이싱용 서버가 200대에 달했다.

 

한국 실리콘아츠가 이 기술을 28nm 이하에서 양산할 수 있는 칩으로 제작하는데 성공했고 퀄컴, 엔비디아 등도 레이트레이싱 기술을 개발 중이다.

 

 

脫 오픈GL 바람 

 

GPU 업계의 또다른 변화는 ‘탈(脫) 오픈GL’ 붐이다. 구글은 지난 ‘구글개발자대회(구글I/O)’에서 자체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공개했다. 애플 역시 ‘메탈’이라는 API를 선보이면서 오픈GL 대열에서 한발작 물러섰다. PC 기반으로 이뤄진 오픈GL에서 탈피, 모바일 기기에 맞는 3D그래픽스 표준을 이끄는 게 이들의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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