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산둥성 옌타이에 위치한 한중산업단지.

 

중국 옌타이 펑라이 공항 입구에는 수출입 절차를 거치기 위한 물류 박스가 즐비하다. 중국 경제가 최근 성장세가 꺾였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이곳은 활기가 돈다.

 

산둥성은 대외무역수출입도시로 한국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한중 무역의 교두보로 자리 잡았다. 옌타이 펑라이 공항은 매주 124개 항공편이 한국을 오간다. 우리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중 핵심 무역 거점 중 한 곳이라고 손꼽을 만하다. 

 

한중옌타이산업단지는 3200만제곱미터(m2)규모로 지난해 7월부터 짓기 시작했다. △선진제조산업구 △현대물류구 △현대서비스산업집결구 3개 기능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한중 양국 정부에서 지정한 협력 산단으로 생명과학, 스마트제조, 자동차제조, 해양기술, 첨단 서비스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다.

 

 ▲LG디스플레이 연태 법인 생산시설.

펑라이 공항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차로 1시간을 가면 단지 동쪽에 위치한 의료단지가 나타난다. 2500m2 규모로 도로 포장이 완료돼 한중합작기업이 하나둘 들어서기 시작했다. 한국 기업이 기술과 시스템을 제공하면 중국은 부지와 자본금을 지원하는 식이다.

 

의료단지에 처음 들어선 기업 ‘뤼예보바스재활병원(绿叶鲍巴斯康复医院)’은 지난 6월 16일 개장했다. 중국 뤼예 그룹과 한국 보바스 병원이 합작설립했다.

 

옌타이에서 1000m2 규모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한국 기업 대표는 “의료 장비는 대부분 한국산으로 들여와 관련 국내 업체가 수혜를 받고 있다”며 “2년 간 사무실 임대료 면제, 생산 시설 부지 임대료 비용 50% 지원, 연구개발비 200만위안을 지원하는 등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한국 기업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옌타이시는 진출 장벽을 완화하기 위해 중국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총국(식약총국·CFDA) 위생허가 인증을 일주일 내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투자 유치 전략을 마련했다. 내 달에는 국내 우성 메디칼이 1000만달러 규모 생산 시설 공장부지를 계약할 예정이다.

 

의료단지에서 서쪽 방향 20분 거리에는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LG디스플레이, 두산, SK,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이 들어서있다. 1994년 첫 주자로 들어선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 옌타이법인은 25만m2의 생산 부지를 갖고 있다. 굴삭기와 휠로더를 주력 생산하고 있다. 연간 생산 규모는 12000대 수준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옌타이법인.

박찬형 DICC(옌타이) 대표는 “주력 제품인 굴삭기는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로 휠로더는 사우디아라비아, 아프리카로 수출할 예정”이라며 “옌타이는 지리적으로 물류 이동이 용이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고 해외에 장비를 공급하는 글로벌 생산 기지로 도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인프라코어를 따라 옌타이 지역에 진출한 협력업체는 100여곳이다. 랑차오LG휴대전화는 연태에 둥지를 튼 후 50여개 관련 업체가 함께 들어섰다. 5억달러 자금을 투자해 연간 350억위안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곧 이어 옌타이시 환보하이 구역 해안가에 이르자 거대 물류 박스들과 여객선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연태시는 한·중·일을 잇기 위한 철도페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거점 도시다. 한국에서 중국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연결될 수 있다. 2030년 완공할 계획이다.

 

류쥔 중철발해철도페리유한책임공사 대표는 “한중철도페리프로젝트는 지난해 한중 양국 수장이 방문하면서 본격화됐다”며 “28억위안을 투자해 만발의 준비를 갖추고 한국 평택항이 철도페리 사업 협력에 동참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옌타이 항구.

또 기존에 형성된 노동집약형 기계제조, 전자산업 클러스터는 점차 신에너지 자동차 연구개발, 환경보호산업 등 첨단서비스업과 동시에 개발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2013년 신에너지 자동차 연구개발센터를 설립한 바 있다.

 

우동 연태시 상무국장은 “앞으로 한국과 첨단장비제조, 신에너지, 바이오테크 등 차세대 산업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길 원한다”며 “연태시는 한국 기업이 중국 진출 최적의 플랫폼과 시장 개척의 교두보로 입지를 굳혀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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