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4.0' 등 산업 혁신 바람이 불면서 제조업에도 스마트 공정 도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판매 대수로는 전세계 2위(3만7000여대)를 기록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 하지만 정작 수혜는 다국적 기업들이 보고 있다. 

 

ABB 산업용 로봇. 각종 센서와 로봇의 움직임을 한번에 제어하고 데이터를 통신망을 통해 전송, 실시간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게 했다. /ABB 홈페이지 제공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로봇 업체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산업용 로봇 4000대 가량을 판매했다. 그나마도 대부분 그룹사를 비롯한 국내 공급 물량으로, 해외 시장에서는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 

해외 시장의 로봇 산업 현황은 어떨까. ABB는 공장 자동화를 위한 장비 허브 솔루션, 사물인터넷(IoT) 접목 등 다양한 신기술을 선보이면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스위스 ABB가 올해 초 출시한 로봇 컨트롤러 ‘로봇웨어 버전6’은 용접·핸들링·조립·도장·패킹 등 공정에 사용되는 장비를 제어하는 소프트웨어다. 카메라, 터치센서 등 각종 센서와 로봇 팔 등을 통합 컨트롤 할 수 있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장비 단가는 낮춰준다. 

ABB코리아 관계자는 "IoT 기술도 도입, 공장 내 각 장비가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사용자는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중국 업체들도 국내외에서 서로 경쟁하면서 기술력을 높여가고 있다. 일본은 야스카와전기, 카와사키, 파낙, 덴소 등이 치열한 기술 다툼을 벌이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은 해외 로봇 전문 업체들을 사들이고 있다. 최근에는 가전업체 메이디가 독일 1위 로봇회사 쿠카 지분을 인수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된 산업용 로봇은 6만8000만대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산업용 로봇 생산량을 지난해 대비 2배를 능가하는 15만대까지 늘리고, 그 중 절반을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인건비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 제조업 선두 국가로 도약한다는 취지다. 

로봇 업계 관계자는 “로봇 경쟁력은 미세한 진동도 제어하는 기술에서 나온다”며 “한국에는 아직 이러한 고난도 기술을 개발하는 업체가 없어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