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플랜트 수주, 터빈 판매 등 전통적인 제조업에서 벗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시황정보를 통한 견적 예측, 플랜트 품질 모니터링 등 다양한 사업에 빅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GE가 항공기 엔진 유지보수 등 하드웨어(HW(에 소프트웨어(SW)를 접목해서 오는 2020년까지 150억달러(약 16조3000억원)의 매출액을 창출한 사례 등을 벤치마킹해 저성장 추세인 제조업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전략이다.

이대식 두산중공업 데이터분석팀장(부장)이 14일 ‘코리아 DATA 테크 세미나’에서 두산중공업의 빅데이터 적용사례를 소개했다.
견적 예측, 품질분석, 서비스
이 회사는 우선 반복적으로 구매가 이뤄지는 분야에 대한 시황 정보를 빅데이터로 관리하고 있다. 이대식 팀장은 “보유하고 있던 시황 데이터를 분석해 견적을 예측해봤는데 예측도가 98% 이상 나왔다”며 “최종은 아니지만 최초 단계에서는 이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공장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도 데이터 분석이 도움이 됐다. 3교대로 주⋅단조 작업을 많이 하는 공정 특성상 작업반별 에너지 사용량이 달랐다. 작업반별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하고, 일의 순서나 작업 방식을 바꿔 에너지 사용량을 3% 절약했다. 이 팀장은 “금액적으로 꽤 효과를 봤다”며 “2단계 과제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고객 요구사항 데이터를 엑셀로 정리하고 정작 활용은 많이 하지 않았는데, ‘텍스트 마이닝’ 기법을 써 실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툴(tool)로 개선했다. 금액, 이슈, 관련 키어드 등을 분석해서 보여주는 이 툴을 100여개 팀이 사용하고 있다.
플랜트 사업의 상당비중을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소는 차후 품질관리도 해준다. 설비의 진동을 체크하는 등 모니터링 서비스를 수행한다. 석탄을 뗄 때 나오는 재(슬래그)는 발전소의 효율을 떨어뜨는 주 요인이다. 두산중공업은 석탄 함량, 슬래그의 영향 등을 연구해 발전소에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과제 발굴 어떻게 하나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기 전 우선 고려해야 하는 것은 과제 발굴이다. 변화 관리 폭이 좁고 효과가 확실한 과제부터 수행하는 게 가장 효율성이 높다.
두산중공업이 적용하는 방법은 3단계로 이뤄진다. 첫째 빠른 성과(Quick Wins)를 낼 수 있고, 둘째 실제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조직 변화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최적화된 업무(Sweet Spot) 중 셋째 변혁 효과가 좋은(Transformational) 데이터부터 분석을 한다.
또 중요한 것은 해서는 안 되는 과제를 구분해 내는 것이다. △사업 측면에서 가치가 없거나 애매모호한 경우, 즉 100억원의 매출을 내기 위해 100억원을 투입해야 하는 경우 △실제로 변화 관리가 가능한지 불확실한 경우(담당 팀장들을 설득하기 힘든 상황 등) △과제를 책임지고 수행할 조직이 없을 때 △너무 광범위한 과제 등을 기준으로 하지 말아야 할 과제는 제외해야 한다.
이 팀장은 “과제를 한 팀에 적용해서 차차 옆 부서로 확산 시켜나가는 방식으로 진행 중”이라며 “내부 구성원들에게 데이터 분석 관련 교육을 시행하고 실제 현장에서 잘 활용된 사례를 뽑아 포상하는 등 데이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