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등 4대 업종 맞춤형 AI 반도체 개발·실증
수요기업·산업부, 협력 MOU 체결…정부 예타면제 추진
정부가 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등 4대 업종 반도체 수요·공급 기업들과 함께 개별 제품에 맞춤형 인공지능(AI)이 탑재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 개발’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한다. 이를 통해 향후 각 기기별로 맞춤형 AI가 구현되는 이른바 ‘피지컬 AI’ 시대에 본격 대비한다는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AI 반도체 협업 포럼’을 열고 국내 AI 반도체 설계 기업(팹리스)과 업종별 반도체 수요 기업들이 공동 참여하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온디바이스 AI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모듈, AI 모델 등을 풀스택으로 개발·실증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된다. 전체 1조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로, 현재 민관 공동 기획을 마무리하는 단계다. 산업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신청 등 관련 절차를 신속히 밟아 이르면 내년부터 정부 예산을 확보할 계획이다.
온-디바이스 AI 반도체는 개별 제품에 탑재돼 클라우드와 서버 연결 없이도 AI 추론 연산이 자체 가능하고 ▲실시간 연산 ▲높은 보안성 ▲낮은 네트워크 의존성 ▲저전력 등이 강점이다. 스마트폰의 AI 번역이나 웨어러블 건강 측정 AI가 대표적이다.
특히 이번 사업에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두산로보틱스, 대동,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수요 기업들이 사업 기획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LG전자·현대자동차 등 수요 기업들은 산업부와 ‘프로젝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들 수요 기업들은 국내 팹리스, SW 기업들과 함께 수요 맞춤형 AI 반도체와 SW를 개발·실증한다. 또 탑재와 양산까지를 목표로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풀스택 개발 전 과정에 협력할 계획이다. 또 이날 팹리스들은 개발 중인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시연을 통해 기술력을 홍보하기도 했다.
앞서 산업부는 이번 프로젝트에서 우선 지원할 4대 업종(자동차, 사물인터넷(IoT)·가전, 기계·로봇, 방산 분야)을 선정했다. 이후 193건의 기획 수요를 신청받았고, 산학연 전문가 의견 수렴 등을 거쳐 4대 업종 6개 세부 개발 과제안을 기획했다.
예를 들면 자동차의 경우 통신이 불안정한 터널이나 재난 상황 등 외부와의 연결이 단절된 환경에서도 자체적으로 실시간 학습을 통해 예측 불가능한 돌발 상황에 대응하며 자율주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
가족 구성원별로 음성·행동 패턴 등을 스스로 학습·인지한 뒤 가전의 볼륨, 조도, 습도를 조절하는 IoT·가전이나 사용자의 습관과 감정을 실시간으로 인지해 맞춤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계·로봇 등도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방산 업종에서는 전시에 무인기가 통신 연결 없이도 자체 판단해 목표물을 정밀 타격하는 공중 무인플랫폼(드론·무인기)용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솔루션도 개발한다.
정부와 기업들이 이처럼 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선 것은 향후 산업 전반에서 개별 제품별로 맞춤형 AI가 탑재되는 ‘피지컬 AI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AI 패러다임이 변화하면서 AI 반도체 수요도 기존 범용·고성능에서 수요 맞춤형·최적화로 전환되는 추세인 것이다.
현재 우리 산업은 자동차, 전자, 기계, 방산 등 주력 업종과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적인 수준을 갖춘 만큼, 피지컬 AI 시대를 선도해나갈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PC 시대의 인텔, 모바일 시대의 애플, 생성형 AI 시대의 엔비디아에 이어 피지컬 AI 시대로 전환되는 변곡점에서 시장은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며 “정부는 K-온디바이스 AI 반도체 기술 개발 사업을 신속히 추진해 ‘피지컬 AI 시대’를 이끌 주인공들이 우리나라에서 탄생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