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4341억원 손실로 최하위
올 들어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심화한 상황에서도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석유화학 업종은 대부분 부진한 실적을 보여 업종별 격차를 드러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국내 매출 500대 기업 중 지난 15일까지 분기보고서를 제출한 342개사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1분기 총영업이익은 60조9628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52조734억원) 대비 8조8894억원(17.1%)이나 늘어난 수치다. 총매출액은 814조6025억원으로 역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 증가했다.
기업별로는 SK하이닉스가 7조4405억원으로 가장 많은 1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2조8860억원)보다 무려 4조5545억원(157.8%)이나 증가한 수치다. AI 열풍에 힘입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을 선점한 결과다. 삼성전자가 6조6853억원의 영업이익으로 2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한국전력공사(3조7536억원), 현대자동차(3조6336억원), 기아(3조86억원), 한국수력원자력(1조2839억원), LG전자(1조2591억원), 한화(1조726억원) 순으로 영업이익 규모가 컸다.
반면 영업손실이 가장 컸던 곳은 삼성SDI로 434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뒤를 이어 엘앤에프도 140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역시 전기차 수요 둔화(캐즘)와 전반적인 경기 침체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나머지 롯데케미칼(-1266억원), SK에너지(-1261억원), HD현대케미칼(-1188억원), 한화토탈에너지스(-1171억원), SK지오센트릭(-949억원) 등 석유화학 업종 전반적으로 영업손실이 컸다. 중국발 공급 과잉과 전 세계적인 수요 둔화 등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한 탓이다.
업종별 증감폭에서는 IT 전기·전자가 4조6598억원으로 가장 크게 늘었고, 뒤이어 공기업(4조2854억원), 조선·기계·설비(1조4072억원), 제약(3875억원), 통신(2857억원), 증권(1943억원), 유통(1677억원), 철강(520억원) 순이었다. 이에 비해 영업이익이 많이 감소한 업종은 석유화학(-9983억원), 보험(-7050억원), 에너지(-2390억원), 건설·건자재(-1963억원), 자동차·부품(-159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한편 지난 1분기 대기업들의 영업이익 호조와는 대조적으로 국내 중견 기업들은 성적은 크게 부진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500대 상장 중견기업의 1분기 매출은 60조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9천416억원으로 오히려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HBM 수혜주인 한미반도체가 전년 동기 대비 142.6% 증가한 69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조사 대상 중견기업 중 영업이익 증가폭(409억원)이 가장 컸다. 뒤를 이어 원익피앤이(323억원↑), 씨젠(292억원↑), 한국카본(285억원↑), 주성엔지니어링(269억원↑), 에이피알(268억원↑), 위메이드(263억원↑) 등도 영업이익이 많이 늘었다. 전기전자 업종내에서도 HBM 관련 소부장 기업들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반면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 모바일 관련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큰 폭으로 감소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