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상장 후 시총 약 4천배 증가
AI 비서 ‘코파일럿’ 대대적 개편…“자신만의 AI 갖게 될 것”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 4일(현지 시간) 창립한지 어언 반세기를 맞았다. 1986년 3월 상장 이후 시장 가치는 약 4천배로 급증해 이제 시가총액은 애플, 엔비디아 등과 함께 가장 비싼 기업으로 꼽힌다.
MS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서 지난 4일 창사 5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자사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MS는 이날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본사에는 공동 창업자 빌 게이츠와 전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발머, 사티아 나델라 현 CEO 등이 참석해 창립 50주년을 자축했다.
이들은 50년 된 MS의 단 3명뿐인 전현직 CEO다. 게이츠가 설립부터 2000년까지 MS 초기 성장을 이끌었고 발머가 2014년까지 뒤를 이었다. 나델라는 2014년부터 12년째 MS 수장을 맡고 있다.
이날은 지난 1975년 4월 4일 게이츠와 그의 어린 시절 친구 폴 앨런이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의 한 상가에서 MS를 설립한 지 정확히 50년이 되는 날이다.
게이츠와 앨런은 초기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MS를 설립했다. 이후 1980년 IBM에 첫 번째 PC용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계약을 체결하며 첫 발을 내디뎠다. 이는 1980년 IBM PC MS-도스(DOS)의 기반이 됐고, 1985년 첫 번째 윈도 출시로 이어지며 PC 대중화의 토대가 됐다.
윈도가 인기를 끌면서 MS-도스 위에 구축된 초기 윈도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GUI)는 윈도 95 출시와 함께 훨씬 더 강력한 운영 체제로 빠르게 발전했다. 이후 MS는 윈도를 업그레이드하면서 동시에 워드와 엑셀, 파워포인트 등으로 잘 알려진 생산성 소프트웨어 오피스를 개발해왔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오피스와 윈도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는 MS를 독보적인 기술 회사로 만들었다.
윈도와 오피스에서의 성공은 2001년 엑스박스(Xbox) 게임 콘솔 출시, 2009년 빙 검색 엔진 출시 등으로 이어졌다. MS는 또 하드웨어도 개발하며 2012년 윈도8과 함께 태블릿, 노트북, PC 등의 제품군인 서피스를 출시했다.
MS는 2010년 ‘윈도 애저’라는 이름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을 공식 출시하며 클라우드 서비스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전 세계 클라우드 시장의 25% 안팎의 점유율로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경쟁하고 있다.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 행사에서 선언한 것처럼 MS는 이제 AI 기업으로 대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2019년부터 챗GPT 개발사 오픈AI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MS는 2023년 1월 오픈AI에 100억 달러 투자를 발표하며 전 세계 AI 열풍을 이끌었다.
MS는 이날 창립 5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자사 AI 에이전트 ‘코파일럿’을 대대적으로 개편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AI의 기억력·시각·능동성을 대폭 끌어올린 게 특징이다. 한층 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앞세워 자사 AI 생태계에 유통·여행 등 여타 서비스를 자사 AI 생태계에 편입시킨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무스타파 술레이먼 MS AI사업부 최고경영자(CEO)는 “이제 코파일럿은 사용자의 삶의 맥락에서 사용자를 이해하고 사용자의 조건에 따라 적시에 적절한 방식으로 나타난다”며 “이번 개편의 목적은 AI를 더욱 개인화해 더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MS는 우선 그동안 웹에서만 이용할 수 있었던 '코파일럿 비전' 기능을 모바일에서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코파일럿 비전'은 이용자가 제시한 웹페이지의 텍스트나 사진 이미지를 놓고 AI와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는 기능으로, '구글 렌즈'처럼 웹사이트상의 사진 등을 스캔해 정보를 알려주는 기능이다.
MS는 이 기능을 모바일용으로 출시하며 AI 에이전트가 휴대전화 카메라를 통해 보는 물체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도록 했다. 길을 걷다 궁금한 식물이 있을 경우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코파일럿이 알려준다.
코파일럿이 이용자와 했던 대화를 기억해 지인들의 생일이나 사용자가 즐겨보는 영화를 기억하고, 사용자의 음식 선호도까지 파악한다.
오픈AI의 AI 에이전트 오퍼레이터와 유사하게 코파일럿은 미리 파악한 사용자의 선호를 바탕으로 이용자를 대신해 쇼핑과 여행 및 식당 예약 등도 할 수 있다.
MS는 이와 함께 웹 브라우저에서 기존 빙 검색과 생성형 AI 검색 기능을 통합하기로 했다. 또 AI가 여러 웹사이트의 정보를 교차 확인하고 유용한 인용 출처와 추가 검색도 해준다.
술레이먼 CEO는 “우리는 모든 사람이 자신만의 맞춤형 AI 동반자를 가지게 될 것이라는 개념을 정말 실현하려 하고 있다”며 “그 AI는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만의 이름과 스타일을 가지게 되고 사용자에게 맞춰 적응하고, 자신만의 시각적 외형과 표정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