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판 연금술', 우주항공 등 첨단소재 연구개발 지원
산업통상자원부가 데이터·인공지능(AI) 기반 소재 연구개발 촉진, 민간기업 데이터 확산과 신소재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5개 분야(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미래차부품, 기초화학) 첨단소재 대상 '소재 데이터 사업' 신규과제를 추진한다.
1일 산자부에 따르면 '제조업 가치사슬의 시작점이자 부가가치의 원천'으로 여겨지는 소재산업은 오랜 연구개발 기간과 고가 장비가 필요한 분야로 '현대의 연금술'에 비견되는 산업이다. 미국 소재게놈프로젝트(MGI), 일본 신원소전략 등 선진국들은 소재분야 데이터 축적·보급을 통해 연구개발 혁신을 지원하는 상황이다.
구체적으로 공공연구소 내 장비를 구축·활용해 소재 데이터 축적과 국내 소재기업에 개방해 신물질 개발과 핵심 전략소재 조기선점을 촉진한다.
신규과제는 4세대 반도체 소재로 불리는 산화갈륨 소재, 우주항공 분야 3D 프린팅 분말 소재 등 유망 첨단소재 데이터를 축적해 전략소재 조기 사업성 확보와 공급망 안정화를 지원할 예정이다.
◇ "전기차 폐배터리서 화재위험 없이 희귀금속 뽑아낸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산업통상자원부는 31일 '산업융합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알디솔루션이 신청한 '전기차 폐배터리를 활용한 건식제련 자원순환기술 실증' 등 57건을 승인했다.
건식제련 기술은 기존 습식제련 기술의 단점인 폭발·화재 위험 없이 며칠이 걸리던 리튬, 코발트 등 희귀금속 회수 기간을 단 하루로 단축할 수 있는 세계 최초 기술이다.
기존 기술과 달리 전처리 과정 없이 전기차 폐배터리 셀, 모듈 등을 수직 전기가열로에 넣고 중저온에서 가열한 후 화학 반응 등을 거치는데, 폐수·폐산이 나오지 않아 친환경적이다.
이 기술은 안전하고 효율적이지만 그동안 현행 폐기물관리법령상 전기차 폐배터리에서 건식제련을 통해 희귀금속을 회수하는 재활용 기준이 없어 사업이 불가능했다. 이에 심의위원회는 생산된 원료제품의 안전성 및 환경성 관리를 위해 수요처 제한 방안 마련 등을 부가조건으로 실증특례를 승인했다.
◇ KAIST 연구팀, 이산화탄소 분해 최고 효율 세라믹 전해전지 개발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이강택 교수 연구팀이 현존 최고 수준의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가진 세라믹 전해전지 개발에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일반적인 배터리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방출하는 저장장치라면, 세라믹 전해전지는 전기를 이용해 화학 반응을 유도하는 장치다.
연구팀은 전도성이 매우 뛰어난 초이온전도체 소재를 기존 전극에 혼합한 복합 나노섬유 전극을 개발했다. 이 복합나노 섬유는 기존보다 두께가 약 45% 얇고, 머리카락 굵기의 1000분의 1 수준으로 전기화학 반응이 일어나는 면적이 확대되도록 설계됐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세라믹 전해 전지의 작동 온도를 기존 대비 100도 이상 크게 낮추면서도 이산화탄소 분해 성능을 약 50% 이상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 경북대 연구팀, 초친수성 전극 개발…"수소 생산 효율 2배"
경북대는 이 대학 화학과 최상일 교수팀이 기존의 상용 전극보다 수소 생산 효율을 2배 높인 초친수성 전극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이 기술은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과 연료전지 산업에 적용될 경우 수소 에너지의 경제성과 효율성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니켈-철 나노입자는 수전해 반응에 잘 알려진 촉매이나 기존에는 물과 친하지 않은 소수성 전극에 부착돼 원래 성능을 잘 발휘하지 못했다.
최 교수팀은 초친수성인 티타늄 산화물 나노튜브 위에 다공성 니켈-철 나노입자를 전착해 초친수성 전극을 제작했다. 이 전극은 전해질이 쉽게 달라붙어 수전해 중에 발생하는 수소와 산소 기포를 신속하게 제거해 수소 생산 효율이 크게 올라갔다.
◇ 인하대 강태준 교수 연구팀, 체온으로 전기 생산하는 인공피부 개발
인하대학교는 강태준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체온으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는 인공피부 원천소재를 개발했다고 31일 밝혔다.
인하대에 따르면 강 교수는 인천대·한국과학기술연구원과 함께 준고체 열전 전해질을 활용한 자가발전 인공피부를 만들었다. 연구팀의 하이드로젤에 열을 전기로 변환하는 열전 전해질이 스며들면 높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하이드로젤을 인공피부 센서로 활용했을 때 체온과 외부 온도 차이를 이용해 별도 전력 공급 없이도 스스로 전기를 만들어 작동했다고 설명했다. 인체 움직임을 감지하는 자가구동형 센서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된 것이다.
◇ DGIST '페로브스카이트의 물에 의한 열화' 비밀 밝혔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에너지공학과 양지웅 교수 연구팀은 차세대 광전자 소재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의 물에 의한 열화 메커니즘을 원자 단위에서 실시간으로 관찰하고 규명하는데 성공했다고 4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의 안정성을 향상시켜 실용화를 앞당길 중요한 전략을 제시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LED, 태양전지, 광센서, 양자소자 등 다양한 광전자 소자에 활용될 차세대 발광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뛰어난 발광 효율과 색 재현성을 지니고 있어 차세대 디스플레이 및 에너지 소재로 각광받고 있으나 물에 대한 취약성으로 인해 실용화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실시간 액상 투과전자현미경(in-situ liquid-phase TEM) 기법을 활용해 페로브스카이트가 물과 접촉할 때 발생하는 구조적 변화를 원자 단위에서 포착했다.
◇ "더 작고 빠른 저전력 반도체 나온다"…차세대 소재 저온 결함 제거 기술 개발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권지민 교수팀과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노용영 교수팀은 차세대 반도체 소재인 이황화몰리브덴(MoS2)의 결함을 200℃에서 제거하는
기술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고 30일 밝혔다.
이황화몰리브덴은 칩의 집적도를 높이고 누설 전류를 줄여 발열 없는 저전력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어, 차세대 반도체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소재를 실제 칩에 집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결함을 제거하는 기술은 상용화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다. 연구팀은 PFBT라는 물질을 사용해 이 결함을 200℃에서 메우는 방법을 개발했다.
◇ 종이처럼 얇은 '마법 렌즈'로 반도체 결함 잡는다
포스텍은 3일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전자전기공학과 노준석 교수, 기계공학과 통합과정 김주훈 씨 연구팀이 반도체 산업에서 검사 장비의 혁신을 가져올 ‘마법의 렌즈’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만든 ‘실리콘 나이트라이드(Si₃N₄)’ 기반 메타렌즈는 종이처럼 얇으면서도 자외선부터 가시광선까지 광범위한 영역에서 작동할 수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빛의 편광상태(우원편광 또는 좌원편광)에 따라 초점이 맺히는 위치를 다르게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기술이 가져올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웨이퍼(wafer) 패턴 검사’나 ‘포토마스크 결함 검사’ 등에서 기존의 복잡한 렌즈 시스템을 단 하나의 메타렌즈로 대체할 수 있어, 장비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고, 제조 및 유지보수 비용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 경기도 GRRC 성균관대 연구팀,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 개발
경기도 지역협력연구센터(GRRC) 사업에 참여한 성균관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김형섭·김영훈 교수팀이 빛을 활용해 정보처리 능력을 높인 차세대 AI(인공지능) 반도체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2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들 교수 연구팀은 주로 전기신호만을 이용해 정보를 처리하는 AI 반도체에 빛을 추가로 활용함으로써 정보처리 효율성과 반도체 소자 내구성을 동시에 높인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더 정교한 AI 기능을 구현할 수 있어 향후 스마트 이미지 센서, 자율주행 차량, 차세대 로봇, 스마트 가전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훈 교수는 "빛과 전기신호를 융합한 AI 반도체를 통해 기존 뉴로모픽 소자의 한계를 극복해 냈다"며 "앞으로 보다 정밀한 신경신호 처리가 가능해져 향후 다양한 연구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