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부합하는 조건은 트룰리 뿐
제일재경, 어느 업체인지는 밝히지 않아
지난 6월 파산한 중국 폴더블 OLED 업체 로욜의 중고 디스플레이 장비 등을 선전시 기반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가 인수할 전망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로욜은 삼성디스플레이에 앞서 폴더블 OLED를 생산했다며 기술력을 자랑했으나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했다.
중국 매체 제일재경은 선전시 기반의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가 로욜의 잔여 자산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29일 보도했다. 로욜이 매각을 위해 내놓은 자산은 선전시 룽강지구 내 12개의 부동산과 중고 디스플레이 장비 일체다. 경매는 다음달 14일 오전 10시 시작돼 다음날 같은 시간까지 만 하루 진행된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28일 오후 6시 30분까지 아직 단 한 통의 입찰 참여 서류도 접수되지 않았다.
그러나 매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 선전시 디스플레이 패널 업체 중 아직 OLED 사업을 시작하지 않은 한 곳이 입찰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일재경은 업체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이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는 트룰리 정도 밖에 없다.
현재 선전시와 광둥성까지 포괄하면, 이 지역에서 디스플레이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는 LG디스플레이⋅CSOT⋅트룰리⋅샤프⋅센추리다. 이 가운데 LG디스플레이⋅CSOT는 자체 OLED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샤프는 모회사인 폭스콘 전략에 따라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점차 발을 빼고 있다. 이제와서 양산성도 검증 안 된 로욜의 OLED 라인을 인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센추리는 로욜 부동산과 장비들을 인수할 자금력은 안 되는 회사다.
트룰리는 앞서도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여러 차례 중고 LCD 설비들을 매입해 중국 내에 이설한 바 있다. 아직 OLED 양산 라인은 없는데 로욜 설비들을 싸게 인수하면 파일럿 용도로 활용할 가능성은 있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의 주어화 연구원은 “대형 패널 업체들은 유지보수 부담 때문에 중고 장비를 잘 매입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보도에 대해 중국 내 패널 업체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로욜 측이 경매 흥행을 위해 역정보를 흘렸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