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해고되고 이달 초 법인 파산 신청

APB가 시제품으로 제작한 전수지 배터리.
APB가 시제품으로 제작한 전수지 배터리.

일본에서 배터리 집전체를 금속이 아닌 폴리머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던 프로젝트가 결국 좌초됐다. 

대만 디지타임스는 일본 경제산업성이 APB에 제공하기로 했던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고 22일 보도했다. 지난 2022년 경제산업성은 APB가 추진하는 전수지 배터리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46억엔(약 418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책정했다. 이 가운데 10억엔은 실제 집행됐다. 

그러나 APB는 제품 상용화 일정을 달성하지 못했고, 지난 6월에는 창업자이자 CEO(최고경영자)인 호리에 히데아키가 해고되면서 내부 갈등이 표출됐다. 이후 마레이 오시마 부사장이 CEO 자리를 이어 받았는데, 그는 자금 조달을 위해 중국으로의 기술 이전을 시도한 사실이 발각되며 비난을 자초했다. 결국 회사는 이달 초 법원에 파산 절차를 신청했고, 경제산업성은 보조금 지급 중단 사실을 공개했다.

APB가 개발해온 전수지 배터리는 현재 동박(음극)과 알루미늄박(양극)으로 제작하는 전극 활물질 집전체를 폴리머로 대체한 제품이다. 전반적인 콘셉트는 전고체 배터리와 비슷해 액체 전해질이 아닌 고체 전해질을 사용한다. 전고체 배터리 만큼의 안정성에 값싼 폴리머로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 덕에 전 세계 배터리 업계 관심을 끌었다. 

특히 창업자인 호리에 히데아키가 지난 1990년대부터 닛산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연구해왔다는 점에서 상용화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제산업성이 단일 벤처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400억원 넘는 보조금을 책정했던 것만 봐도 APB에 거는 기대가 얼마나 컸었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고 회사가 파산 절차에 들어감으로써 전수지 배터리는 결국 상용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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