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여파 지속
"현지 문화 적응 어려움도"

에스볼트의 2세대 L600 숏블레이드 LFP 배터리. /사진=에스볼트
에스볼트의 2세대 L600 숏블레이드 LFP 배터리. /사진=에스볼트

전기차 산업 캐즘 여파가 중국 배터리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급브레이크를 걸고 있다. 

중국 제일재경은 중국 배터리 제조사 파라시스가 독일⋅미국 생산라인 투자 계획을 연기한다고 19일 보도했다. 이 회사는 지난 2018년 독일⋅미국⋅튀르키예 세 곳에 각각 1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라인을 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현 시점 실제 투자가 이뤄진 곳은 튀르키예 한 곳 뿐이며, 나머지 두 곳은 착공조차 하지 않았다. 튀르키예 공장은 가동은 하고 있으나 아직 BEP(손익분기점)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제일재경은 파라시스의 해외 투자 지연이 전기차 산업 캐즘과 함께 현지 업무에 대한 미숙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서 파라시스가 공장 건설 승인을 받고 실제 가동에 들어가는데까지 평균 18개월 정도가 걸렸는데, 해외에서는 3년씩 소요되고 있다. 두 배 가까운 기간이 필요한 셈이다. 제일재경은 “신생회사인 파라시스가 해외의 낯선 규제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 직원들을 고용하고 업무에 투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라시스는 지난 8월 인천 송도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당시 배터리 공급사로 지목되며 국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불이 난 전기차는 벤츠 EQE였는데, 국내 수입된 EQE와 같은 제조사의 EQS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파라시스에 앞서 중국 에스볼트 역시 지난달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 본사와 독일 자회사들을 내년 1월 31일부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독일 할란트⋅브란덴부르크에 짓고 있는 배터리 모듈 및 셀 공장 건설 작업도 중단된다. 

에스볼트측은 “유럽 내 전기차 시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상업 운영을 하지 못하게 됐다”며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 연기 등 정책적 영향도 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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