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마이크로 회계부정 사태 탓인듯
말레이시아 YTL그룹이 슈퍼마이크로에 주문했던 AI 서버 물량을 대만 위스트론으로 이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마이크로가 회계부정 사건에 휘말리면서 향후 거래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만 경제일보는 YTL그룹이 슈퍼마이크로로부터 공급 받을 예정이던 AI 서버를 대만 위윈이 대신 공급하게 됐다고 13일 보도했다. 위윈은 대만 EMS(전자제품위탁생산) 업체 위스트론의 자회사다.
호텔⋅리조트 체인을 운영하는 YTL 그룹은 지난 3월 엔비디아 ‘DGX GB200 NVL72’ 서버를 도입해 말레이시아에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DGX GB200 NVL72는 36개의 ‘그레이스’ CPU와 72개의 ‘블랙웰’ GPU를 단일 시스템처럼 연결한 AI 서버다. 각 CPU⋅GPU를 연결하기 위한 통신 기술은 5세대 ‘NV링크’가 적용된다. 이를 통해 구축될 클러스터의 연산속도만 300엑사플롭스(1초당 100경번 연산)에 달할 것으로 기대됐다.
슈퍼마이크로는 최근 AI 서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말레이시아 공장 확장을 진행 중이다. YTL에 공급할 DGX GB200 NVL72 역시 이 말레이시아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YTL이 해당 주문을 위윈으로 이전함으로써 슈퍼마이크로는 겹악재를 맞이하게 됐다.
슈퍼마이크로는 올해 4월 이후 회계부정 사건에 휘말리면서 현재는 상장폐지 위기에 몰린 상태다. 당초 8월에 제출해야 할 ‘10-K’ 보고서를 아직 제출하지 못했는데, 오는 16일까지 제출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된다.
슈퍼마이크로가 비상장 회사가 된다고 하더라도 당장 회사의 기능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장기간 유지보수를 받아야 하는 고객사 입장에서는 거래가 신중할 수 밖에 없다. 상장폐지 자체가 회사 내부 회계 프로세스가 투명하지 못하다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