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간 20억9000만㎡ 규모 분리막 공급
리튬이온 배터리용 분리막 전문업체 중국 시니어는 독일 파워코와 8년짜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시니어는 내년부터 오는 2032년까지 20억9000만㎡ 규모의 분리막을 파워코에 공급할 계획이다. 파워코는 지난 2022년 설립된 배터리 전문업체로 폴크스바겐의 자회사다. 파워코를 통해 폴크스바겐이 생산하는 전기차 배터리를 내재화 하는 한편, 여타 OEM(완성차) 업체로도 배터리를 공급한다.
시니어는 중국 상해은첩⋅시노마와 함께 중국 3대 분리막 업체로 꼽힌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7% 정도(교보증권 추정)로 추정된다. 올해 초 삼성SDI와 6년짜리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고,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과도 초대형 계약을 터뜨리면서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이번에 파워코와도 장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해외 시장 매출을 제고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기준 이 회사 매출 중 해외에서 벌어들인 비중은 16% 정도에 불과했다.
3사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이 분리막 시장을 장악하면서 향후 공급망 불안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중국 기업들의 분리막 시장점유율은 도합 68%를 차지했다. 현재는 이보다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분리막 회사들은 강력한 내수 수요에 정부 보조금까지 더해 거대 물량을 시장에 출하 중이다. 이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매각 대상에 올렸고, 일본 도레이는 배터리용 분리막 시장 철수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IET⋅도레이의 시장점유율은 합쳐서 10% 정도다. 만약 SKIET가 중국에 매각되고, 도레이가 시장에서 철수하면 중국 기업들은 80% 안팎의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향후 분리막 시장에서 중국 외 기업들 씨가 마르면 반대로 중국 제조사들이 가격 결정권을 쥐게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