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부터 세메스에 OHT용 라이다 공급
OHT 업계 1위 日 다이후쿠와도 공급 논의

자율주행 라이다(LiDAR) 개발사 에스오에스랩이 일본 OHT(Overhead Hoist Transport) 전문업체 다이후쿠에 라이다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라이다는 빛이 반사돼 되돌아오는 시간을 이용해 전방 장애물을 감지하는 장치다. 

현재 반도체 라인의 OHT는 물론, OHT용 라이다까지 일본 회사들이 주름잡고 있다.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OHT.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내 OHT. /사진=삼성전자

에스오에스랩, 2022년 세메스에 라이다 공급

 

에스오에스랩이 OHT용으로 개발한 라이다는 ‘GL 2D LiDAR’다. 이 회사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위해 개발한 ‘ML 3D LiDAR’와 마찬가지로 빛을 이용해 전방 사물을 감지하는 것은 동일하나, 3D가 아닌 2D로 인식한다. 

OHT는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웨이퍼가 담긴 용기인 FOUP(Front Opening Univeral Pod)을 들고 이송하는 설비다. 흔히 ‘반도체 라인의 자율주행차'로 불린다.

반도체 생산 라인 천장에는 수십대의 OHT가 각자의 공정 동선에 따라 실시간 이동한다. 한번에 여러대의 OHT가 빠른 속도(초당 5m)로 이동하기에 서로 부딪히지 않게 전후방을 탐지해야 한다. 자칫 OHT끼리 충돌하면 FOUP 내부 웨이퍼들이 손상을 입는 것은 물론, 클린룸 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센서가 라이다다. OHT 한 대에 2~4대씩의 2D 라이다가 탑재돼 전후좌우를 탐지한다. 자율주행 자동차는 안전을 위해 사방을 3D 입체로 인식해야 하지만 천장에 깔린 레일을 따라 이동하는 OHT는 2D로도 충분하다. 

에스오에스랩은 GL 2D LiDAR을 개발해 지난 2022년부터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에 공급해 오고 있으며, 최근 일본 다이후쿠와도 공급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다이후쿠는 OHT 업계 1위로, 우리나라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향으로 판매하는 물량만 연간 1조원을 훌쩍 넘기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다이후쿠의 전사 매출은 6114억엔(약 5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다이후쿠를 비롯한 글로벌 OHT 기업들이 사용하는 라이다는 대부분 일본⋅독일 제품이다. 다이후쿠는 주로 일본 후쿠요 라이다를 탑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오에스랩이 다이후쿠에 라이다를 공급하면 OHT에 이어 OHT용 라이다 국산 대체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에스오에스랩의 고정형 라이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의 고정형 라이다. /사진=에스오에스랩

에스오에스랩 관계자는 “세메스 외 해외 메이저 업체와도 OHT용 라이다 공급을 논의하고 있다”며 “기존 고객사인 세메스와는 기술적으로 바인딩(Binding, 구속) 된 관계는 아니어서 고객사를 확장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에스오에스랩은 자율주행 자동차용 고정형 라이다를 국산화 한 회사다. 원래 자율주행 라이다는 전후좌우 360도를 탐지하기 위해 회전하는 모터에 센서를 얹은 ‘회전형 라이다(Spinning LiDAR)'가 일반적이었다. 회전형 라이다는 수평 시야각이 넓고, 상대적으로 데이터 정확도가 높지만 모터의 내구성이 약한 게 단점이다. 또 택시 표시등처럼 자동차 상부에 돌출된 형태로 장착해야 한다는 점에서 디자인 자유도도 낮다. 

고정형 라이다는 회전체가 없기에 내구성이 강하고 경박단소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최근 고정형 라이다는 전조등⋅후미등 등 램프 일체형으로 탑재를 추진하는 추세다. 다만 전후좌우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세단형 자동차를 기준으로 6대를 장착해야 한다. 

라이다 산업 전문가는 “자율주행 산업은 아직 기술과 함께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 시장 개화까지 2~3년은 걸릴 전망”이라며 “OHT나 스마트시티 인프라 처럼 당장 상업화 할 수 있는 분야부터 라이다 시장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KIPOST(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