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Q 양산 예정인 상하이 메가팩 공장에 공급
메가팩 공장 수요의 20%를 BYD가 담당
친환경차 시장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인 테슬라와 중국 BYD가 ESS(에너지저장장치) 분야에서 협력한다. 갈수록 ‘애국소비’ 성향이 강해지고 있는 중국에서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기 위한 방편으로 해석된다.
중국 제일재경은 BYD의 배터리 부문 자회사 핀드림스배터리가 테슬라 ‘메가팩’ 공장에 ESS용 배터리를 대량 공급할 예정이라고 5일 보도했다. 메가팩은 테슬라가 생산하는 ESS 브랜드다. 테슬라는 현재 상하이 린강 자유무역구에 메가팩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테슬라가 미국 외 지역에 메가팩 공장을 짓는 건 중국 상하이가 처음이다. 이 공장은 내년 1분기 양산에 돌입한다.
핀드림스배터리는 내년 초 메가팩 공장 양산 시작과 함께 배터리 셀을 공급하게 된다. 제일재경에 따르면 메가팩 공장에서 소요되는 배터리 셀의 20%를 핀드림스배터리가 공급하게 되며, 이는 금액으로 연간 35억위안(약 6600억원)어치가 될 전망이다.
상하이 메가팩 공장은 매년 1만개의 메가팩을 생산할 수 있다. 용량으로는 40GWh에 해당한다. 따라서 핀드림스배터리가 공급하는 배터리 셀 용량은 8GWh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ESS용 배터리 셀 시장에서 핀드림스배터리는 12%를 차지해 40%를 점유한 중국 CATL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메가팩 공장에서 생산된 ESS는 일부 중국에서 소비되고 나머지는 해외로 수출된다. 향후 양사 협력 강도에 따라 핀드림배터리의 ESS 시장 점유율도 제고될 수 있다.
제일재경은 BYD측 관계자를 인용해 “BYD가 테슬라측에 거의 원가에 가까운 공급가격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ESS용 배터리 셀 가격은 35% 급락했다. 최근 배터리 업계 공급과잉 탓에 단가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서 현재는 1Wh 당 단가가 5센트(약 69원)까지 재차 빠져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테슬라가 경쟁 관계인 BYD와 ESS 분야에서 협력하는 미국 회사로서 중국 내 소비자 여론을 달래기 위한 목적도 엿보인다. 테슬라는 지난 4월에 이어 5월에도 중국에서 판매량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 이에 3월부터는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Y’ 생산량도 줄여 놓은 상태다.
갈수록 애국소비 성향이 강해지는 중국 자동차 시장 트렌드를 감안하면 애플식의 ‘중국 끌어안기’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타오 린 테슬라 부사장은 지난달 메가팩 공장 건설 계획 허가 후 인터뷰에서 “메가팩 공장은 상하이 기가팩토리처럼 테슬라에 매우 중요한 생산 및 수출 기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