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바텍 포함 3사 + ɑ 승인 전망
폴더블 BOM 절감에 기여...외장힌지 단가 경쟁 치열해질듯

삼성전자가 내달 선보일 차세대 ‘갤럭시Z 폴드6’용 외장힌지 공급사로 기존 KH바텍을 포함해 총 3개사를 선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까지 이 시장은 KH바텍이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경쟁사들이 일찌기 진입하면서 예년과 같은 영향력을 유지하기는 어려워보인다. 

 

삼성전자, KH바텍⋅환리⋅파인엠텍 + ɑ 승인

 

7일 삼성전자 MX사업부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6월 첫째주를 기준으로 갤럭시Z 폴드6용 외장힌지 공급사로 KH바텍⋅환리⋅파인엠텍 3사를 승인했다”며 “곧 에스코넥에 대한 승인 작업도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환리는 중국 외장힌지 공급사며, 파인엠텍은 지난 2022년 파인테크닉스에서 폴더블 부품 부문만 분사해 설립한 회사다. 원래 폴더블 디스플레이 뒤에 붙는 ‘백플레이트(일명 내장힌지)’를 전문으로 생산했는데, 작년에 외장힌지 사업에도 진출했다. 

만약 에스코넥까지 공급 승인을 획득할 경우 차세대 폴드용 외장힌지 공급사는 4개로 늘어난다. 지난해에는 KH바텍을 제외한 협력사들이 초도물량이 이미 생산된 후 뒤늦게 생산에 참여하면서 물량 배분이 크지 않았다. 각 회사들이 한자릿수 초반씩 점유율을 배분받는데 그쳤다. KH바텍이 90% 안팎의 생산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이유다. 

올해는 일찌감치 복수 공급 체제가 갖춰지면서 후발주자로 상당량의 물량 배분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외장힌지 공급 업체 다양화는 폴더블 스마트폰 전체 BOM(부품원가)을 줄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은 원가 상승 요인을 억제하기 위해 카메라모듈 업그레이드를 최대한 배척해왔다. 이 때문에 화면이 접힌다는 장점을 제외하면 카메라 성능은 플래그십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혹평을 받기도 했다. 

폴더블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폴더블 OLED 모듈과 외장힌지 공급을 각각 삼성디스플레이⋅KH바텍이 독점하다 보니 BOM을 내리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현실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를 대체할 OLED 모듈 공급사를 확보하는 게 불가능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외장힌지 이원화에 대한 유인은 그 만큼 크다. 

다만 삼성전자가 KH바텍에 대한 외장힌지 수급 의존도를 낮추려 하는 만큼 KH바텍의 실적 전망은 나빠질 수 밖에 없다. 올해도 삼성전자의 폴더블 스마트폰 판매량이 드라마틱하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쟁사만 크게 늘어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 연간 판매량은 지난해 1000만대를 넘길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900만대 안팎에 그쳤다. 올해도 1000만대 돌파를 장담하기는 어렵다. 

중국에서 폴더블 스마트폰에 수요가 늘고 있지만 동시에 화웨이⋅오포⋅샤오미 등 자국 스마트폰 브랜드들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점유율(23%,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추정)에서 처음으로 화웨이(35%)에 밀렸다. 

KH바텍은 지난해 매출 3635억원, 영업이익 336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올해 경쟁사들이 외장힌지 공급 물량을 늘리면 매출⋅영업이익 측면에서 후퇴가 불가피하다. 

특히 중국 환리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단가 구조를 내세워 물량 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파인엠텍 역시 내장힌지에 고착화된 매출 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서라도 올해 외장힌지 공급점유율을 높인다는 목표다. 파인엠텍은 내장힌지를 전량 삼성디스플레이에만 공급하고 있는데, 내장힌지만 놓고 보면 삼성디스플레이 내에서 독점력을 구가하고 있다. 사실상 이 방면에서 더 이상 매출을 늘리는건 어렵다. 어떻게든 외장힌지 부문에서 외연을 확대해야 한다. 

한 전자부품 산업 전문가는 “외장힌지 후발주자들 중에서는 환리의 기세가 가장 공격적”이라며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세 대비해서 경쟁사 수가 너무 빨리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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