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양산 라인 구축, 내후년 양산 목표
"생산단가 40% 낮춘다"에 업계 의구심

중국 SAIC(상하이자동차)가 2027년 전고체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자체 기술로 양산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내놨다. 

중국 제일제경은 SAIC가 내년에 전고체배터리 생산라인 구축을 완료하고, 내후년 양산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27일 보도했다. 이 스케줄대로라면 SAIC는 직접 생산한 전고체배터리를 늦어도 2027년 이전에는 자사 전기차에 탑재할 수 있게 된다. 

현재 기업마다 내세우는 전고체배터리 양산 시점은 상이하다. 이미 파일럿 라인을 완공한 삼성SDI의 양산 시점이 2027년으로 빠른 편이고, SK온은 2025년 파일럿 생산 후 2029년 양산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30년을 전고체배터리 양산 원년으로 잡고 있다. 

SAIC의 전고체배터리 연구실적은 아직 알려진 바 없고, 이 회사가 배터리 전문업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업계 예상을 훌쩍 뛰어넘을 만큼 공격적인 목표다. 

다만 SAIC가 개발하겠다는 전고체배터리의 대략적인 스펙만 놓고 보면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다. 이 회사는 1㎏ 당 400Wh 이상의 에너지 밀도와 75Ah 이상의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생산 단가 역시 기존 액체전해질 배터리 대비 40% 저렴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재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고민인 높은 고체 전해질 단가 문제를 SAIC가 해결했다는 의미다. 전고체배터리에서 고체 전해질로 쓰이는 Li₂S(황화리튬)는 현재 1㎏ 당 1500~2000달러에 거래된다. 세계적으로 생산량 자체가 얼마 되지 않기에 단가를 내리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이에 비해 액체 전해질 가격은 1㎏ 당 9달러에 불과하다. 

향후 고체 전해질 생산량이 늘어나면 두 소재간 단가 격차가 줄어들 수도 있으나, 전고체배터리 생산 단가가 기존 방식 대비 낮아질 가능성은 희박하다. 글로벌 배터리 업체들 고민도 고체 전해질과 액체 전해질 단가 격차를 어떻게 줄이느냐에 집중돼 있다. 단가 역전은 언감생심이다.

SAIC의 전고체배터리 양산 적용 목표가 시점과 더불어 단가 측면에서 의구심을 불러 일으키는 이유다. 

한편 SAIC는 이 계획과 별개로 오는 10월 반고체배터리를 적용한 전기차 ‘L6’를 소비자에 인도할 계획이다. 반고체배터리는 전해질이 액체도 고체도 아닌 젤(Gel) 형태로 된 제품을 뜻한다. SAIC에 따르면 L6에 탑재된 반고체배터리 에너지 밀도는 1㎏ 당 300Wh 이상, 주행거리는 100㎞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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